朴 대통령, 25일 만에 3차 대국민 담화
“이제 모든 것 내려놔… 정권이양 방안 마련되면 물러나겠다”
“주변관리 제대로 못한 것 잘못” 사과… 野 “탄핵 일정대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발표한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면서 “하루 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피력했다.
이 같은 언급은 국회의 탄핵 추진 여부를 비롯, 국회 추천 총리문제와 거국중립내각 구성, 개헌, 조기대선 일정 등 ‘퇴진 로드맵’을 여야가 논의해 제시해 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인 퇴진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담화는 야권에서 이달 말 탄핵안 발의에 이어 다음 달 2일 탄핵안 표결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전격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야3당 및 새누리당 비주류, 여야 개헌파들에게 탄핵 중단 및 개헌추진 등에 대해 일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탄핵 원점 재논의와 퇴진 로드맵 논의 착수를 주장한 반면 야당은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는 등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한 담화에서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 왔다”며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로 마음 아파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모습을 뵈면서 저 자신이 100번이라도 사과를 드리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렇다해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다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내린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담화 발표 후 질문을 던지는 취재진을 향해 “오늘은 여러 가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 경위를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면서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하시면 좋겠다”고 밝혀, 다음 주 중 기자회견을 갖고 최순실씨 파문과 세월호 7시간 의혹 등에 해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담화는 2차 담화 이후 25일 만으로, 지난달 25일 최씨 파문과 관련해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고, 지난 4일에는 특검 수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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