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우리 삶에 깃든 ‘예술’

정보화 시대를 맞은 오늘날은 매스컴의 눈부신 발달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정보를 얻고, 확인하며 또 자신의 의견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인쇄매체나 전파매체를 통하여 매일처럼 보고 듣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예술’이란 어휘일 것이다. 

그러나 예술이란 것은 우리들 삶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여 관심을 갖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으며 즐길 줄도 모른다. 

우리들이 흔히 지나치는 사물이나 현상, 그리고 정신적 문제들을 예술가들은 깊이 관찰하고 해석하여 예술이란 형식을 통해서 소통함으로써 우리들의 닫혀진 눈이나 귀를 열어 주고 정신세계를 깊고 넓게 해준다. 이처럼 예술은 과거를 재해석하고, 현재를 대변하며, 미래를 예언하는 사회적 기능과 교육적 효과를 갖는다.

 

유한의 인생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최종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그 중심적 내용은 문화적 삶일 것이다. 이것은 의식주란 기본적 욕구를 충족한 뒤의 인간이 살아가야 할 삶의 방법이다. 

예술은 그 시대의 거울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예술에는 그 시대를 산 사람들의 욕구와 정서가 결정(結晶)된 정신적 가치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탐구에 있어서도 언어, 역사, 풍속, 종교와 함께 예술에 대한 연구와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생일이다, 결혼기념일이다 하여 푸짐한 만찬을 즐기거나 값비싼 물건을 사주거나 선물도 주고받고 한다. 왜 이렇게 기념할 날에 하필이면 일상의 행위를 되풀이하고 확장만 하는 것일까? 오페라나 연극 공연, 음악과 무용발표회, 미술전시회 등을 온 식구들이 관람하고 얘기를 나누며 그 날을 아름답고 의미 있는 추억으로 가꾸지 못할까? 이제는 문화생활로의 의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면 우리들 삶의 터전인 도시를 보자. 공장지대의 삭막함, 밀집된 아파트의 숨 막힘, 자동차 행렬의 어지러움, 간판과 광고물의 혼란스러움, 사람모이는 곳의 시끄러움 등 도시는 척박한 삶의 현장 그 자체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공물에 침식되고, 공기와 물은 오염되고, 특히 우리들 도시민의 정서를 풀어 주고 수용할 공간이 없는 곳이 도시의 얼굴이며 표정이며 이미지이다. “구성원의 정서를 수용 못하는 사회는 병든다”는 허버트 리드의 말은 바로 이러한 도시사회에 던지는 경고로 받아들어야 한다.

 

윤옥순 골드창작스튜디오·갤러리GL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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