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크기 소형금괴 2~3개 콘돔넣어 4묶음 은밀한 곳에 ‘어기적 어기적’
세관 ‘매의 눈’… 전신스캐너 들통 점조직 운영 밀수단 일망타진 한계
“몸 속에 이렇게 많은 금괴를 숨겼다가 적발된 건 인천항이 개항된 이래 처음입니다.”
최근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조선족 보따리상들이 소형 금괴 수십 개를 항문에 숨겼다 적발(본보 지난 2일자 7면)됐다.
A씨(36) 등 4명은 엄지손톱만 한 210g짜리 소형 금괴를 2~3개씩 테이프로 감싼 뒤 콘돔 하나에 담았다.
이들은 금괴가 담긴 콘돔 4개를 각자 항문에 숨긴 채 중국 단둥에서 인천항에 입국하다가 적발됐다.
금괴를 몸 속 은밀한 부위나 여행용 가방 등에 숨기는 일은 이전에도 간혹 있었지만, 한 명이 이처럼 많은 금괴를 숨긴 건 인천항 개항 이래 최초다.
양윤섭 인천세관 조사국 조사3팀장은 “금괴 자체가 밀수를 위해 특별 제작됐다”며 “1.9㎏ 무게 정도 되는 금괴를 항문에 숨기면 상당히 힘이 들고 행동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고 설명했다.
밀수를 확신한 인천세관은 이들을 데리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해 최신 장비인 MRI 전신스캐너로 신체를 검색해 자백을 받아냈다.
이런 금괴 밀수는 나라마다 금 가격이 달라 발생한다.
국내의 금 시세가 높으면 외국에서 밀반입되고, 반대로 외국 금 가격이 높으면 국외로 밀반출되는 식이다.
이렇게 빼돌린 금괴는 매입·매출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지하경제에서 비정상적인 재산 축적·은닉·도피 등의 수단으로 흔히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금괴 밀수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단속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에 적발된 A씨 등도 “금괴를 한국으로 가져가면 1인당 40만 원씩 주겠다. 인천항에 도착하면 수거책이 휴대전화로 연락할 것”이라는 지시만 받고, 금괴를 준 조직원이나 한국의 수거책의 신원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 팀장은 “예산 문제로 고가의 신체 검색 장비 구매가 쉽지 않고, 밀수 조직 몸통을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인천항을 오가는 여행자들을 철저히 분석해 밀수를 뿌리뽑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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