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뉴지엄 사업 위탁 운영하면서… 수원시美協회장, 딸 특별채용 ‘구설수’

공식 절차없이 코디네이터로 취업
회장 “프로젝트 효율적 추진 위해”

수원시미술협회 회장이 수 십 억원의 혈세를 투입한 문화재생 공모지원사업을 수탁 운영하면서 공식 채용 절차 없이 자신의 딸을 취업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건립 후 10년 동안 가동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던 수원시 고색동 수원일반산업단지 내 폐수처리장을 내년 7월부터 복합문화공간 ‘고색뉴지엄’으로 재조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시설공사비 16억 원, 프로그램 기획 운영비 3억 원, 인건비 1억원 등 국비와 시비 총 20억 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5월 총괄기획자(주관단체) 제안공모를 진행, 2014년 이영길 수원시미술협회장을 비롯한 미술인 20여 명으로 결성된 ‘매홀자유창작네트워크’(이하 매홀)를 위탁운영업체로 선정했다.

매홀의 대표였던 이영길 수원미협회장은 고색뉴지엄 총괄기획자로 지난 9월 시범사업격의 전시를 진행했고, 이후 내년 7월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는 확정된 전시 및 프로그램 운영 계획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이 회장이 자신의 딸(27)을 보조실무자(코디네이터)로 취업시켜 매월 200여 만 원의 월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통상적으로 문화재생 공모지원사업의 경우 주관단체로 선정된 단체에 소속된 전문 인력이 근무하거나 새로운 담당자 채용시 공모절차를 거친다. 석사 학위 소지자에 수 년의 현장 경력을 가진 공공 미술관 근무자들의 월급은 대부분 200여 만 원 이하인 실정이다.

 

이를 두고 수원미협 회원인 한 중견 미술가는 “예술계 보조 실무자도 공개 채용하면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공식 절차도 없이 자기 딸을 버젓이 취업시켰냐”라며 “미협회장이라는 공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가족 챙기기에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공기관 운영보다 매홀자유창작네트워크의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채용했다”며 “매홀의 다른 작가들은 개인 일과 창작활동을 병행해 고색뉴지엄을 위해 일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실무자 채용은 총괄기획자의 권한이어서 시가 강제할 수 없다”며 “향후 인력 운영이나 사업 진행에 미숙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딸은 환경조각 전공 학사 학위 소지자로 자신의 아버지가 결성한 매홀에서 코디네이터, 경기문화재단에서 단기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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