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청년실업 해결과 대학

최근 화두인 청년 실업문제에 국가가 내놓은 해결책을 보면 청년들의 미래와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의심스럽다. 필자는 중국 상해의 교통대학 (Jiao Tung Universityㆍ중국 상위 연구중심대학) 에 고문교수로 있으면서 자주 들여다볼 기회가 있어서 중국의 명문 연구중심대학들의 많은 것을 볼 기회가 있었다.

이 교통대학은 중국 100개 연구중심 대학 중 하나이며 중국 3대 대학에 속하는 최고의 인재들이 다니는 연구중심대학으로 4만 명의 대학생들이 연구와 학업을 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만 5천 명이 대학원 학생으로 가히 세계 최대의 대학원중심 연구중심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공계 연구를 목표로 한 대학이다. 

다시 말하면, 2만 5천 명의 막강한 연구능력을 갖춘 대학으로 중국의 첨단 연구를 이끌고 있었다. 한국의 명문연구중심대학을 전부 합쳐도 이 대학 하나를 못 당할 정도로 우리의 연구 인력은 보잘 것이 없다는 의미다.

 

우리의 최고 연구중심 명문대 대학원 학생들은 미국과 선진국으로 다 빠져나가 대학원생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의 큰 연구중심대학마저도 대학원생이 없어서 연구를 못 할 지경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됐으며 과연 이런 조건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 

더욱 한심한 것은 이 어려운 때에 정치계에서는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청년실업구제를 명목으로 몇 천억을 실업대상의 대학생과 대학졸업생에게 월 몇십만 원씩 줘 청년실업을 구제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

 

미래를 보자. 미래가 있어야 청년실업구제도 있고 나라도 있지 않겠는가. 그 많은 청년실업자를 몇십만 원으로 임시 구제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아마도 더 어두운 청년들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당분간은 어렵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하겠다. 

대한민국의 연구중심대학들을 살려 한국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중국과 같이 선정된 몇 개의 연구중심대학들, 특히 이공계 대학에 큰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해 장기적으로 세계 경쟁을 할 수 있는 소위 말해 ‘Big Science’를 지원하면서 이에 필요한 대학원 학생들의 지원을 통해 미래 기술의 밑걸음을 만들어야 한다. 

소위 일류 대학의 우수한 대학생들은 모두 외국으로 보낸 우리 대학 연구실과 대학원을 가지고 어떻게 국제경쟁을 할 것인가. 또한, 대학의 등록금 동결과 같은 현상은 더욱더 대학의 부실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대학은 더 이상 연구중심대학의 역할을 할 수 없는 단계로 몰아가고 있는 현상이다.

 

젊은 대학원생은 한 나라의 국력이다. 대학원에서 하는 연구는 젊은 대학원생에 의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계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젊은 대학원생들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연구실과 교수 밑에서 세계에 앞선 연구를 할 때 우리의 젊은 대학원생들이 우리나라 대학에 남아 연구하고 그 결과가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에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정치계는 이를 직시하고 빠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연구중심대학의 선정과 국가적인 지원은 또 다른 중요한 문제로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국가적인 차원에서 선별과 지원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대학의 등록금 동결이나 제재로 대학을 조정하고 연구분위기를 저해하는 정책은 버리고 선별된 지원과 자율화를 통한 국제 경쟁력 있는 대학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기를 바란다.

 

조장희 차세대융기원 특임연구위원·캘리포니아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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