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제는 여야가 경제를 살려야 할 때"

"정치 불안, 경제 발목 잡아선 안돼... 경제 정책 수장 하루빨리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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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됩니다. 이제는 여야가 합의해 경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경제를 살려야 할 때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국내 경제는 풍전등화(風前燈火)와도 같다. 지속된 내수침체에 국내 정치불안, 국정 공백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혼돈을 수습할 ‘경제 컨트롤 타워’ 마저 부재한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야가 합의한 경제 정책 수장이 하루빨리 뽑혀 경제 정책을 힘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가 악화된 상태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

-그렇다. 현 경제 상황은 1997년 금융위기(IMF)와 유사하다. 실물경제가 어렵고, 국제 금융시장이 대외적 상황 변화로 요동칠 우려가 있다. 국내 금융ㆍ경제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만큼 거시적 대응이 필요하다. 소비는 침체하고, 수출은 감소하고 실물 경기는 정책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현재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이제는 정치권이 경제에 집중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경제정책을 이끌고 나갈 경제부총리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 아닌가. 이럴 때일수록 ‘경제 사령탑’의 역할이 절실하지 않나.

-경제 현안을 책임지고 진두지휘할 경제부총리 자리에 유일호 부총리와 임종룡 내정자가 어정쩡한 ‘동거 체제’를 하는 상황이다. 혼란스러운 경제정책을 다잡고, 수습하기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 사령탑 역할을 할 부총리의 인선이 시급하다. 부총리가 전반적인 경제를 조율하고 안 하고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의 모호한 상황은 경제지표 급락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 목소리를 내면서 신호를 줄 경제수장이 필요한 만큼, 하루빨리 부총리를 인선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 난국을 헤쳐갈 경제부총리에 요구되는 자격 요건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여야가 합의한 경제 당국자가 필요하다. 정치권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한 인물이 아니면, 정치적으로 독립돼서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현 유일호 경제부총리든 임종룡 내정자든, 아니면 제3의 인물이든 누구든 상관없다. 여야가 합의한 인물이 경제수장으로 인선돼 경제정책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여야가 합의한 인물이 경제부총리 경제팀에 정책을 맡고, 이 팀을 독립시켜서 경제 정책을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내년도 경제상황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내년도 성장률은 2% 중반도 쉽지 않을 거다. 내수침체 장기화가 이어지고 전반적으로 국내 실물경기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소비ㆍ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경제 변수가 개선되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더해서 주택시장도 상당히 어려워질 우려가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정치권이 경제정책을 다룰 때 우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정치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현재 경제 컨트롤타워 공백에 내년 경제 정책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경제정책은 정치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여야가 경제팀에 정책을 맡기고 팀을 독립시켜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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