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외이웃 위해 써 달라” 5천만원씩 담긴 쇼핑백 3개 전달
김달봉 이름 남긴 채 모습 감춰
인천에서 현금 1억5천만 원이 나눠 담긴 쇼핑백 3개를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하고 ‘김달봉’이라는 이름을 남긴 30대 남성이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5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한 30대 남성이 인천 동구청과 남동구청, 부평구청에 각각 5천만원씩 총 1억5천만 원의 성금을 남긴 후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성금은 전액 5만 원 지폐로 전달됐다.
30대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지난 11월9일 오후 3시께 인천시 동구청을 찾아 5천만 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 이 남성은 구청 담당자가 성금의 사용 용도와 기탁서 작성을 요구하며 이름 등을 묻자 “홀몸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해 써 달라”는 말과 함께, ‘김달봉’이라는 이름 석자만 남긴 채 모습을 감췄다.
하지만, 이 남성의 선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남성은 지난달 21일 남동구청, 지난 12일 부평구청을 잇따라 찾아 같은 방법으로 5천만 원이 들어 있는 쇼핑백을 놓고 갔다. 이번에도 ‘김달봉’이라는 이름만 남긴 채 사라졌다.
특히 이 남성은 기부금을 전달한 후, 돈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하려고 구청을 재방문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구청과 인천모금회는 이처럼 오직 ‘김달봉’이라는 이름만을 남긴 기부자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이 남성이 기부한 돈은 인천모금회에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전달됐다. 현재 인천모금회는 해당 구청으로부터 지역 내 저소득 이웃(개인)을 추천받아 이들이 따듯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년 일선 구청 등에 적게는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까지 익명의 기부자가 종종 나타나지만, 이번처럼 억대의 기부금을 낸 ‘기부 천사’는 처음이다.
인천모금회는 이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독지가들이 더욱 많이 나타나, 인천시내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건호 인천모금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달봉씨의 아름다운 마음과 나눔에 너무 감사드린다”며 “이 소중한 성금이 김달봉씨의 마음처럼,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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