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김영란법·AI ‘펑펑’…연말 모금활동 ‘산넘어 산’

AI·김영란법·최순실 사태까지 악재 겹쳐 연말 모금활동 ‘꽁꽁’
경기적십자사 “도민 성원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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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 구호기구인 한국적십자사가 연말을 맞아 적십자회비 모금을 진행하는 가운데 엉뚱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발병으로 인해 이동금지 조치 등이 내려진 10개 지자체에 모금을 위한 지로용지조차 발송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어수선한 사회적 분위기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얼어붙은 기부 환경이 더 움츠러들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15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이하 경기적십자사)에 따르면 경기적십자사는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62일간을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기간으로 지정하고 적십자회비 모금에 나서고 있다. 

연 1회 1만 원을 납부하는 적십자회비는 재난지역 구호활동과 아동ㆍ청소년, 어르신,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을 돕는 데 사용된다. 경기적십자사는 이번 집중모금 기간 목표 모금액을 92억 원으로 잡고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집중 모금을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의 총 모금액은 10억 원(10.8%)에 그치고 있다.

 

특히 사상 최악의 AI가 파죽지세로 확산되면서 모금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양주, 포천, 안성, 이천, 평택, 화성, 양평, 여주, 용인 등 도내 9개 지자체가 AI 확진 판정을 받았고 김포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이들 지역에는 적십자회비 지로용지를 발송조차 못 했다. 

지로용지가 일차적으로 동네 통장 등을 통해 집집마다 전해져야 하는데, 정부의 이동제한 조치 등이 내려진 지역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모금 참여 등이 예년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경기적십자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적십자사는 오는 20일 오후 수원역에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모금을 독려하는 현수막 설치, 봉사활동 등 모금 활성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적십자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사회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예년에 비해 모금 여건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더욱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적십자회비 모금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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