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장기국면… 화장품·제과업계도 ‘계란파동’

계란 추출물 크림 등 생산 차질
과자류 주원료… 원가압박 비상

▲ 안팔리는 닭고기·동난 계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가금류의 대량 살처분이 제과업, 치킨산업 등 연말 대목을 맞은 식품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1일 수원시내 한 유통센터 닭고기 매장은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반면 (왼쪽), 계란 코너는 공급이 크게 줄어 텅비어 있다. 김시범기자
안팔리는 닭고기·동난 계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가금류의 대량 살처분이 제과업, 치킨산업 등 연말 대목을 맞은 식품업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1일 수원시내 한 유통센터 닭고기 매장은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반면 (왼쪽), 계란 코너는 공급이 크게 줄어 텅비어 있다. 김시범기자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계란이 품귀 현상을 빚자 할인마트나 제빵업체에 이어 화장품ㆍ제과업계까지 비상이 걸렸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천연 유래 성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화장품 브랜드는 계란 추출물을 마스크팩과 영양크림 등에 사용하고 있다. 

계란 흰자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알부민 성분은 수분을 끌어들이고 세포를 생성하거나 모공을 축소하고,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 성분은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도와 피부 노화와 색소 침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미용 관련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에서 계란으로 직접 팩을 만드는 방법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토니모리와 스킨푸드 등은 계란 추출물이 함유된 ‘에그 팩’과 ‘에그 비누’ 등을 판매하고 있다. 토니모리의 ‘에그포어’ 라인에는 비누와 팩 등 제품이 있고, 스킨푸드의 ‘에그 화이트’라인에도 마스크팩과 클렌징 폼ㆍ오일 등 제품이 있다. 

투쿨포스쿨은 에그 무스 바디오일, 에그 크림 마스크 등 계란을 테마로 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업체는 AI에 따른 계란 파동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당장 제품 수급이나 가격에서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계란 추출물을 사용하는 제품이 한정된 데다 이런 추출물이 화장품에 다량으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상품 제조에 필요한 원료는 이미 확보했기 때문에 제품 생산에 차질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AI 사태 장기화를 우려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소비자가를 인상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빵업계에 이어 제과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AI 사태 장기화로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원가와 생산량에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계란과자, 홈런볼, 오예스 등 인기 제품에 달걀을 주원료로 사용한다”며 “공급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원가 압박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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