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분당·반기문 출마… 대선 판도 지각변동

중도보수 신당 가시화… 다자구도 불가피
민주·국민의당 비주류도 ‘합종연횡’ 가능성
우상호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 견제

새누리당 비주류의 집단탈당 선언으로 중도보수 신당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고, 내년 1월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이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동시에 터져나오면서 대선구도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 말 퇴임하는 유엔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단과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제가 10년 동안 유엔 총장을 역임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한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면서 “정당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무슨 파가 중요한가. 노론·소론, 동교동·상도동, 비박·친박 이런 것이 무엇 소용인지 알 수가 없다”며 기성 정치권을 겨냥했다.

 

반 총장은 직접적으로 대선 출마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으나, 전례 없이 강한 수위의 발언을 하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자구도

비주류 신당 출현으로 3개 교섭단체에서 4개 교섭단체 체제로 변하게 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다자구도가 불가피해진다. 이 과정에 정계개편까지 이뤄지면 대선판도에 지각변동과 혼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중도보수 신당이 정계개편의 핵심으로 부각되면 국민의당, 민주당 내 비주류 세력 간 합종연횡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른바 ‘제3지대’에 강력한 경쟁자를 만난 것으로 여겨지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 양당이 버티고 있는 고착화된 정치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집단 탈당으로 인한 새누리당 분당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충청권 의원들이 탈당 대열에 합류한 후 반 총장을 신당에 합류시킬 경우 신당 내에서 치열한 잠룡들의 대결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야당 반응 상반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견제에 들어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라며 “기존 정당에서 화합을 못해 분화돼 나온 개별 정치지도자들이 모이는 것이 무슨 희망이 있으며 무슨 새로운 정책노선에 기반한 정당의 창출이겠는가, 그런 형태의 이합집산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실험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평가절했다.

 

반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비주류의 분당 선언에 대해 “그 길이 애국의 길이라며 양식 있는 의원들은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고 긍정평가했다.

 

이는 민주당과 제3지대 정당 간 대결 구도,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와 비(非) 문재인 주자 간 대결구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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