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오염수’ 수십t 남양천 위협

LH, 옛 동수원남양병원 철거과정
비산먼지 섞인 물 그대로 흘려보내
오염 불안… 市 “폐수 측정땐 고발”

▲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 철거과정에서 오염된 물이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여승구기자
▲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 철거과정에서 오염된 물이 인근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여승구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을 철거하면서 콘크리트 가루에 오염된 물 수십 t을 인근 하천으로 흘려보내 수질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LH 화성서남부사업단(사업단)에 따르면 사업단은 철거업체인 삼오진건설에 의뢰, 지난달 24일부터 화성시 남양읍 남양리 전체면적 6천665㎡(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옛 동수원남양병원 건물을 철거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폐 콘크리트, 폐벽돌 등 7천여t의 건설폐기물을 잘게 부수거나 철근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 2월께 끝날 예정이다. 삼오진건설은 파쇄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막기 위해 살수기 2대를 동원, 하루 8시간씩 4~8t의 물을 살포하고 있다. 물은 인근 남양천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하지만 콘크리트 가루와 뒤섞인 물이 정화작업도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5m 떨어진 남양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현장 옆은 전체 5.1㎞에 달하는 남양천 상류 0.6㎞ 구간이다.

 

화성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콘크리트는 염기성이 짙어 이를 타고 내린 물이 하천으로 흘러내릴 경우, 심각한 수질 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아직 공사 초기라 하천이 심각하게 오염되진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감시, 흘러나온 물이 폐수로 측정되면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오진건설 관계자는 “파쇄작업에서 하천 오염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면서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물이 하천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방수포와 방지턱 등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단 관계자도 “시공사의 철거작업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수원남양병원 부지는 지난 2007년 남양 뉴타운에 포함돼 지난 2013년 철거가 결정됐다. 그러나 병원 측이 보상가에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 지난 8월 1심 판결이 났다. 이후 병원은 항소하지 않았지만, 보상금도 받지 않았다. 결국, LH는 지난 9월 보상금 150억여 원을 법원에 공탁, 철거에 나섰다. 병원은 지난 2014년 10월 만성 적자를 이유로 폐업했다.

화성=박수철ㆍ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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