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전과 비슷… 다사다난한 현재
위기 속에서도 저력 보이는 ‘우리 국민’
정확히 111년 전 을사보호조약이 이루어진 우리 조상의 나라 ‘조선’의 상황이 떠오른다. 111년 전의 러시아는 로마노프 왕조의 ‘니콜라이’가 이끌고 있었고, 청나라는 선통제인 ‘푸이’, 미국은 ‘루스벨트’가, 일본은 ‘이토 히로부미’ 가 있었다. 그때의 대한제국은 주변 열강이 군침을 흘리는 조그마한 나라였다. 이러한 조선을 염두에 두며 혹자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때와는 다르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나라는 그 역사를 다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무엇이 다른가. ‘루스벨트’대신 ‘오바마’가, ‘이토 히로부미’대신 ‘아베’가, ‘니콜라이’대신 ‘푸틴’이, ‘푸이’ 대신 ‘시진핑’이 우리 주변 국가들을 이끌고 있다. 111년 전 대한제국 주변국가의 리더들에 비해서 대한민국 주변 국가들의 리더들이 훨씬 지도력이 뛰어나고 또한 그 나라들의 여러 가지 상황도 상대적으로 훨씬 안정돼 있다. 그러니 오늘날 대한민국이 대한제국의 그때와 다르다고는 하지만 낫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상대적인 불안정은 더 크다. 대한제국의 시절에 생각지 않았던 김정은이 핵무기를 들고 위협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참으로 문제가 많다. 그 문제의 대책으로 제안된 사드 설치는 딜레마에 빠지는 단초가 되고 있다. 중국은 설치 불가로 우리 경제의 목을 조이고 있고 또 미국은 설치하라며 우리 안보의 목을 당기고 있다. 그 와중에 12월에 들면서 IMF가 우리나라에 5가지의 경고를 하였다. 가계부채 폭발직전, 경제구조 전환지연, 노동생산성 OECD꼴찌, 여성 청년 고용 저조, 저출산과 가파른 고령화, 그 어는 것도 만만한 것이 없다.
한국 경제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다. 111년 전과 조금도 나은 것이 보이지 않는데 이렇게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고 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여중생의 모습이 매일 보인다. 어린 소녀의 판단에도 나라가 어렵다는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국제정세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어 전쟁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해에 따라 움직인다.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의 뜻과는 관계없이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에게는 참으로 불가사의 한 것이 있다. 세상이 온통 시끄러운데 주식이 폭락하지 않고 금융시장이 조용하다. 200만이 넘은 사람들이 촛불 집회를 하는 데 한명의 연행자도 없었고, 서로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한 지역에서 집회를 하는 데도 한건의 폭력도 발생하지 않았다. 상점에서 매점매석을 하는 사람도 없다. 이것이 우리국민의 저력이고 힘이다.
1997년 IMF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가장 빠른 시간 내 IMF의 위기를 벗어난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거대한 평화적 집회로 다시 위대한 잠재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그런데 촛불이 분노의 한 풀이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촛불의 엄청난 에너지를 위대한 대한민국 건설로 승화시키는 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우리국민은 전 세계 최고의 일등 국민이다. 오늘의 시련은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의 국가로 가는 강력한 촉매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위대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 만세!
이철태
단국대 화학공학과 교수
지식재산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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