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범벅 ‘수원 행궁동 벽화골목’ 6개월 방치 불가피

수원시 12필지 건축물 최종 결정
주민 대부분 보상금 받고 이사
완료 때까지 수개월간 흉물로

지난 10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훼손한 벽화골목의 벽화가 현재까지 방치되는 등 문제 해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벽화골목에서 벽화가 빨간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지난 10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훼손한 벽화골목의 벽화가 현재까지 방치되는 등 문제 해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벽화골목에서 벽화가 빨간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벽화골목 담벼락의 벽화가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로 인해 페인트로 뒤덮인(본보 10월6일자 7면) 가운데, 이 같이 흉물스럽게 변한 벽화가 6개월 이상 방치될 전망이다. 수원시가 해당 벽화가 있었던 필지 건축물 등을 문화시설로 지정하기로 최종결정했지만, 감정평가를 거쳐 보상이 완료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탓이다.

 

26일 시와 행궁동 주민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팔달구 행궁동 일원 12필지(약 1천600여㎡)를 도시계획시설인 ‘문화시설’로 지정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후 시가 해당 필지에 거주 중인 주민들에게 보상 의사를 밝히자 11필지 소유자 가운데 8필지 소유자가 찬성, 나머지 3필지 소유자는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보상을 받고 이사를 하기로 합의한 필지에 대해서는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시는 해당 필지 내에 있는 한옥 건축물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한옥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는 등 벽화골목이 있었던 자리에 한옥형태의 체험 문화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필지 내 건축물 등에 대한 보상이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인 탓에 그동안은 빨간색 페인트가 칠해진 벽화골목이 그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훼손한 벽화골목의 벽화가 현재까지 방치되는 등 문제 해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벽화골목에서 벽화가 빨간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지난 10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훼손한 벽화골목의 벽화가 현재까지 방치되는 등 문제 해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벽화골목에서 벽화가 빨간 페인트로 뒤덮인 채 방치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실제로 26일 오전 11시께 찾은 행궁동 벽화골목은 붉은색 페인트가 마구 칠해진 채 방치된 상태였다. 벽화가 있었던 자리마다 칠해진 페인트 때문에 골목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이 사실을 모른 채 벽화골목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은 페인트가 잔뜩 칠해진 골목을 보고 크게 놀라거나 한숨을 쉬며 돌아가는 등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벽화골목을 찾은 관광객 L씨(23여)는 “벽화골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친구와 방문했는데 페인트가 칠해진 골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분위기가 너무 무서워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과 함께 보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만이라도 벽화 골목을 다시 살리는 등의 방안에 대해 협의 중에 있다”면서 “시민과 관광객 등이 불편하지 않게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승윤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