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을 말하다] 정의화 前 국회의장

“公道와 正名이 통하는… 대한민국 대개조 위한 개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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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화 前 국회의장이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리더가 공도와 정명이 가능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공도(公道)와 정명(正名)이 가능한 사회’ 5선 국회의원과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새한국의 비전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지도자와 공직자가 합리적·상식적으로 행동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대한민국이 공도와 정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증명했다. 

대통령과 주위의 공직자들은 본인의 권력과 재산을 추구하기에 급급해, 국민에 대한 도리를 저버렸다. 오히려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감만 안기며 대한민국을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시켰다.

 

2017년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해이다. 

과연 공도(公道)와 정명(正名)이 가능한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것인가. 지난해 5월 ‘새한국의 비전’이라는 싱크탱크를 창립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정 전 의장에게 새누리당 분당, 조기대선 이슈 등 현 정국과 향후 전망, 바람직한 국가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조기 대선 치러질 경우 이슈는.

이번 대선은 여느 대선과는 달라야 한다. 대한민국을 다시 세팅해야 한다. 나라를 새롭게 출발하는 국가를 대개조하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한다. 개헌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거기에는 권력구조, 선거구조, 우리가 그동안 해온 양당체계 소선거구제, 지방분권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지방분권은 20년이 넘었는데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음은 우리 사회의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수직적인 양태였다면 이제는 수평적인 양태로 가야 한다. 정부만 힘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시민사회, 전문가그룹 등이 같이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치를 이뤄가면서 거기에서 지혜를 짜내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한다.

 

국민들의 마음도 돌려야 한다. 우리 국민은 현재 낙담하고 있으며 좌절하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우리 아이를 키울 수 없다며 떠나고 싶다는 국민도 많다. 희망이 없는 나라로 인식하게 되면 아이도 더 적게 낳을 테고 결국 인구도 줄어갈 것이다. 이제 완전히 바꿔야 한다.

 

또 통합해야 한다. 지금 시대의 화두는 통합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다음 정권에서는 이걸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그러려면 포용적 리더십 통합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는 자신과 함께 일할 총리, 부총리, 장관 등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출마해야 하며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방향대로 정부를 운영하며 개헌해야 우리 사회가 통합될 수 있다.

 

-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가장 큰 변수는.

그동안 우리나라 선거는 1대 1 구도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다를 것이다.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의 여러 세력, 친박 새누리당에서 후보들이 나올 것이다. 또 정의당에서도 후보가 나올 수 있다. 내가 말하는 제3지대는 개혁보수신당에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될 수도 있고 손학규 등 여러 사람이 함께할 수 있다. 이들을 모든 마음을 비운 내가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이들이 묶어지지 않으면 내가 직접 나서 깃발을 들 수도 있다. 현재 염두에 두고 있다. 내 생각에는 원포인트 개헌을 해서라도 우선 권력구조 문제, 중대 선거구제를 위한 선거구조 논의, 결선투표 등을 논의해야 한다. 이 정도는 여야가 충분히 합의할 수 있다.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이런 것들은 좀 해보면 좋겠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대선 잠룡들의 움직임이 활발한데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인물이 있다면.

사실 누구나 기본적인 소양만 갖춰져 있으면 대통령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건방지게 누구는 되고 안 되고 말하기는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특출난 사람은 없어 보인다. 이들이 잘 못할 것은 아니다. 모두 그럭저럭 잘해낼 것이라는 말이다. 이들 중 난국에 빠진 대한민국을 건져 새로운 한국을 이끌어갈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어떻게 해서든 여야를 같이 엮어서 하나로 화합해 지혜를 짜서 3년간 나라를 끌고 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포용심을 갖고 협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 사람이 3년 동안 과도정부가 들어서서 대한민국을 새롭게 세팅하고 2020년 5월부터 대선과 총선을 같이하며 새롭게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현재 반 총장의 지지율이 20% 정도 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 중에 보수진영 쪽에서 보기에는 가장 지지율이 높다. 반 총장이 내년 1월에 들어와서 이 사람의 말 행동을 보고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반 총장을 중심축으로 잡아 제3지대를 엮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아마 잘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 4당 체제가 됐다.향후 정치지형에 대한 생각은.

정당은 이념적으로 진보당, 보수당으로 나눌 수 있고 중도당도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나뉠 수 있는 기준은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것.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같은 지붕 아래 정치활동을 할 수 없을 수가 있다. 그게 이번 분당이다. 친박계 그룹, 친박 중에서도 완장을 찬 진박들하고는 함께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분당한 것이다.

 

친박계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보고 정치를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했으면 본인이 탄핵당한 것으로 생각하고 책임져야 하는데 오히려 다른 간판 달고 정치 결사체로 남아 뭐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새누리당은 다음 21대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국민이 용서하면 살아남을 것이고 개혁보수신당과 다시 하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 용서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 개헌의 시기와 필요성에 대해.

1987년 체제가 이어져 오면서 대통령이 6명이었는데 임기 마지막에 다 실패한 모습을 보여줘다. 이건 사람 자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도의 문제가 크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내각제와 대통령제를 비교해보면 내각제가 훨씬 평등하고 서민적이다. 대통령제의 소선거구제, 지역대표 국회의원과 내각제의 중대 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를 전체적으로 비교하면 내각제가 그렇다는 통계가 있다.

 

대통령이 제왕적인 이유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모든 것은 자기가 주관적으로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관을 위시한 중요 국가기관장 임명권, 예산권, 행정입법권, 감사권, 권력 기관의 장들을 임명함으로써 검찰 국정원, 국세청, 감사원 등을 전부 다 장악할 수 있다. 

이 권력 기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데 여기에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들이 앉아있으니까 대통령 비위를 못 거스르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되려면 공도와 정명이 가능한 사회가 돼야 한다. 공직자가 도리를 다하는 사회,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 검찰, 국세청 등이 돼야 한다.

 

이러한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해 다음 과도정부가 대한민국을 다시 세팅하고 2017년 대선과 총선을 함께 한 후 대한민국을 새롭게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남경필 경기지사가 하고 있는 연정에 대한 생각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이러한 시도 자체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남 지사가 국회의원 할 때 독일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독일 정치가 연정과 협치 시스템이다. 여야가 이렇게 하는 것도 연정의 하나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협치를 하려면 우선 정당이 다당제가 돼야 한다. 

다당제가 되고 그 다당 중에서 과반수를 만들면서 같이 연정을 하는 당의 정책을 따르고 그 사람도 장관도 시키고 이런 것이 내가 아는 연정인데 여야가 연정을 한다? 이건 연정이 아니라 대통합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관계없이 여야가 같이 끌고 가자는 것 아닌가. 따라서 좀 더 지나서 평가해야겠지만 시도 자체는 높게 평가한다.

 

- 앞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대한민국이 이대로는 안 된다. 물질적이며 사리사욕 등으로 가득하고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많다. 박 대통령이 지난 18년 동안 한 말들 보면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그렇다. 그래서 나는 돌아다니면서 국민에게 정치인들한테 더 이상 속지 말라고 얘기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선거에 출마할거면 머리 염색도 하면 안 된다. ‘내 머리카락 하얗다’ 이렇게 국민에게 당당히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은 공부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 정치를 시작했으면 그날부터 한 행동, 말을 보면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 유권자는 그걸 충분히 보고 뽑아야 한다. 더 이상 지역주의, 연고주의로 투표하면 안 된다. 또한, 선택할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누구랑 같이 일할 것인지도 같이 봐야 한다. 이런 것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나설 것이며 새한국의 비전 역시 나라의 미래를 국민에게 계속 제시해줄 것이다.

 

정의화 前 국회의장은…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전남대학교 명예 법학박사

△ 새한국의 비전 이사장

△ 前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 前 18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 前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대담=강해인기자 / 정리=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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