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정유년 ‘함께’라는 가치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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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새해 첫날,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보러 간다.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2017년을 차분하게 소망하는 값진 시간. 해돋이 명소 중에 호미곶이 있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조형물 ‘상생의 손’이 눈에 띈다. 바다와 육지에 각각 오른손과 왼손이 놓여있는 상생의 손은 ‘두 손을 맞잡고 더불어 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밝아오는 태양 아래 상생의 손을 보고 있자니 참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시간들이 스쳐갔고 저 상생의 손처럼 서로 협력하면서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2016년 우리 사회는 수없이 많은 갈등으로 혼란을 겪었다. 수저 계급론으로 대변되는 계층 갈등, 악화되는 경제상황 속에 심화된 노사 갈등, 때론 남성과 여성으로 갈래짓는 성별 갈등, 우리사회 고질적 문제인 이념과 지역 갈등 등 다양한 분쟁들이 연일 여론을 달궜다. 심지어 그간 겪어보지 않은 일들이 얘기되며 많은 국민들은 새로운 갈등들에 혼돈을 겪기도 한다.

 

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생길 수밖에 없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결코 앞으로 나갈 수도 없고 행복해지기도 어렵다. 사회의 행복은 결국 모든 가정과 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5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갈등지수는 OECD 조사국 25개 나라 중 5위에 오르는 불명예 성적표를 받았다. 행복지수는 138개 나라 중 94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는 한국사회의 수많은 균열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피로감을 느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적인 수치이며 국민 10명 중에 7~8명은 행복하지 않다고 얘기한다.

 

수도권매립지에도 지난 시간 많은 갈등이 있었다. 매립지를 조성하던 초창기에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고 지난 2015년에는 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을 두고 많은 설전이 오갔다.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는 당초 2016년까지만 사용이 예정돼 있었다.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기간이 종료될 경우 수도권 폐기물 대란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모두 협상이 안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인천을 비롯한 3개 지자체와 환경부와 손을 맞잡고 타결해 냈다.

 

답은 소통이었다. 또한 매립지공사 내부적으로 직원간 갈등요인들도 진정한 소통으로 해소했다. 진정한 소통은 상대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이다. 그리고 내가 급하게 말하기 앞서 왜 나와 다른지를 먼저 잘 들어야 한다. 그러면 진정한, 신뢰있는 대화가 시작된다.

 

수도권매립지에는 아직도 계속되는 갈등들이 많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 만큼 갈등도 따를 것이다. 그렇지만 그간의 경험과 노력을 교훈 삼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길도 서로 손을 내밀어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자세만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2017년, 정유년에는 우리 모두 ‘함께’라는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어떤 갈등을 겪더라도 나보다는 상대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한다면, 또한 허심탄회하게 논의한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는 결코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정유년 새해 첫날, ‘상생의 손’ 즉 ‘함께’에서 답을 얻어간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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