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서울’이 인천 앞바다에 떠있네”

타이항공 기내 개인용 모니터 ‘영종도’가 서울로 둔갑 표기
외국인 관광객들 혼란 초래

▲ 타이항공기 기내 개인용 모니터에 인천 영종도가 서울로 표시돼 있다.
▲ 타이항공기 기내 개인용 모니터에 인천 영종도가 서울로 표시돼 있다.
타이항공기 기내 개인용 모니터를 통해 제공되는 항공 운항 지도에 인천 ‘영종도’가 서울로 둔갑, 대한민국 수도가 졸지에 인천 앞바다에 뜬 ‘나 홀로 섬’이 돼 버렸다.

이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도 서울의 위치에 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타이항공기 탑승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타이항공기를 탑승한 A씨(49)는 기내 개인용 모니터에서 제공되는 운항지도에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위치가 잘못 표기된 것을 확인했다. 인천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표기돼야 할 서울이 기내 모니터에선 영종도 위치에 엉뚱하게 표기돼 있었다.

 

영종도는 지도상에 인천공항의 왼쪽에 있는 섬으로 정확한 주소는 인천시 중구 운남동이다. 지도에 서울로 표시된 지역은 인천시의 작은섬이지만 타이항공 기내 모니터에 제공되는 항공 운항지도에는 영종도가 서울로 표기돼 있다. 대한민국 수도가 인천 앞바다에 둥둥 떠 있는 모양새가 돼 외국인 방문객들이 서울의 위치를 잘못 인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서울이 인천 영종도에 있는 것을 보고 매우 황당했다”며 “한국을 전혀 모르거나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모니터에 표시된 지도를 보고 서울의 위치에 대한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킬까 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타이항공 한국지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내 서비스는 태국 본사에서 총괄 관리하기 때문에 한국 지사에서 이를 당장 고치긴 어렵다”면서 “수도 서울이 인천 영종도로 잘못 표기된 부분은 본사에 정정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타이항공 외에도 다수의 외항사들이 항공기 이착륙 시 인천공항을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기내방송을 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인천국제공항의 도시명이 ‘서울’로 잘못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토교통부가 발간하는 항공정보간행물에도 인천국제공항은 ‘서울인천국제공항’으로 표기돼 있다.

 

인천에 위치한 인천공항이지만 수도 서울과 병행 표기돼 외국인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바른정당 이학재 국회의원(인천 서구갑)은 지난해 10월 인천국제공항의 도시명을 서울에서 인천으로 변경 요구하는 ‘인천국제공항의 도시명 표기 변경 등에 관한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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