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트럼프 시대의 지식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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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대통령에 취임했다. 트럼프의 후보시절 한국관련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의 67%가 걱정이란다. 취임식 전날엔 국내 주가도 폭락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걱정할 것이 없으며 미국이 공격하는 주 대상이 중국 및 일본이므로 오히려 우리에게는 틈새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의 진단이 맞을지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극복해야 할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한 DNA를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70년대의 기반을 거쳐서 오늘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70년대 한국경제발전의 기반이 된 것은 월등한 기술 선진국이었던 미국이나 일본의 기술을 복제하거나 또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의해 만든 제품을 수출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술 선진국들은 자국의 기술침해에 대해 지식재산으로 강력한 응징을 시작했다. 만약에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시작이 10년만 늦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이제는 지식 재산이 기업의 명운을 가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기업 내 지식재산의 보유와 관리가 기업의 미래가치에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대가 됐다. S전자와 아이폰의 분쟁, K사와 듀퐁사의 지식재산 분쟁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상해야 했고, 한때 미국 소매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S컴퓨터가 지식재산관리의 소홀로 기업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사건은 지식재산의 관리가 기업의 성장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정책의 기치를 든다면 강력한 도구의 하나는 바로 이러한 지식재산이다. 미국으로 수출한 우리 기업의 제품이 지식재산으로 발목이 잡히는 사태가 발생하면 수출기업엔 치명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제 미국 새 정부의 보호무역정책 틀에서 우리 기업들에 있어 수출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 창출과 그 지식재산의 관리는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건이 됐다.

 

그러나 정작에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지식재산 분쟁에 대비한 준비를 어찌할 바를 모른다. 수출기업 또는 창업 기업에 있어 지식재산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이 최근 수년간 다양한 형태의 강연 또는 심포지엄 등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식재산의 중요성, 개발 제품에 대한 선행기술조사의 필요성, 선행기술조사를 통해 자사제품이 경쟁사의 특허를 우회해야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하곤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는 마치 장님에게 코끼리를 가르쳐 주겠다며 장님의 손을 끌어다 코끼리 몸 어느 부분에다 붙여주며 접촉하고 있는 것이 코끼리의 어느 부분이라고 가르쳐 주는 격이다. 이러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글로벌하게 증대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재산대중화라는 슬로건 하에 지식재산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학수준의 차원에서 지식재산교육을 잘하는 대학을 선정하여 ‘지식재산교육 선도대학’을, 대학원 수준의 교육을 위해서 ‘지식재산 전문학위과정 운영대학’이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지원을 하고 있다. 수출 기업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식재산 전문 인력을 확보 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우선주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비할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개인적 바람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우리의 걱정이 ‘자라 보고 놀란 도둑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우리 속담과 같았으면 좋겠다.

 

이철태 

단국대 화학공학과 교수

지식재산교육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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