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아픔 함께… 신장 떼어준 형제애

육군 제72보병사단 장보석 원사, 만성 신부전증 동생에 신장기증

▲ 신장 기증
▲ 장보석 원사가 동생에게 신장을 기증한 뒤 군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육군 제72보병사단 장보석 원사는 하나뿐인 동생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만성 신부전증으로 고생하던 동생에게 자신의 신장을 나눠주기 위해서였다.

 

중고차 딜러로 일하던 동생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것은 지난해 10월. 20여 년 넘게 앓고 있던 신부전증이 이젠 돌이킬 수 없을 정도가 된 것. 병원에선 신장 이식만이 살길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동생의 소식을 접한 장 원사는 3남 1녀 가운데 막내로 누구보다 사랑했던 동생이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도 잠시, 동생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나눠주기로 결심했다.

 

부대에서 함께 웃고 울었던 동료들이 기억하는 장 원사는 36년의 군 생활 동안 전후방에서 궂은 일을 마다 않고 오직 부대만을 위해 헌신했던 ‘진짜 군인’이었다. 특히 72사단 오봉산 연대에서 주임원사로 근무했던 지난 2008년에는 부사관 교관능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참모총장 표창까지 받은 능력 있는 부사관이기도 했다.

 

이처럼 평소 군인정신이 누구보다 투철했던 탓에 자신의 신장 기증으로 인한 부대 전투력 손실이 가장 걱정됐다. 하지만 만기 전역을 4개월여 남긴데다 또 다른 신장 기증자를 찾는데 4∼5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장 원사의 고민은 짧을 수밖에 없었다.

▲ 병실에서 함께 자리한 장보석 원사와 동생 장인석씨
▲ 병실에서 함께 자리한 장보석 원사와 동생 장인석씨

장 원사는 신장 이식을 위한 조직검사를 받은 지 한 달여 기다림 끝에 지난해 12월 ‘적합’ 판정을 받았다.

 

장 원사의 소식이 전해지자 부대는 장 원사를 ‘사단을 빛낸 전우’로 선포하고 그의 결정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장 원사에게 존경과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보내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빌었다. 모두의 바람이 담긴 탓이었을까, 형제는 지난 25일 무려 3시간에 걸쳐 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수술이 끝난 직후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장 원사는 동생의 안부를 먼저 걱정하는 등 아름다운 우애를 보여줘 주위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장 원사는 “세상 어느 누구라도 했을 당연한 선택을 한 것뿐인데 주위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줘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며 “동생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복 중인 동생 장인석씨는 “형 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며 “나에게 새 생명을 준 형과 함께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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