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수입산 과일 ‘홍수’… 토종 사과·배 ‘수난시대’

지난해 수입량 86만t 전년比 5%↑ 망고, 무려 96.8%↑… 국내산 위협
평년보다 대과 생산량 급증도 한몫 소비위축·판매부진… 쌓이는 재고

▲ 경기침체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여파가 청과시장을 덮치고 있다. 포천시 창수면 영중농협 창수지소에 위치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판매되지 않은 ‘해솔촌사과’의 재고가 산처럼 쌓여 있다. 조합원은 “작년까지 설이 지나면 사과가 거의 완판됐지만, 올해는 아직도 15t의 재고가 남아있다”며 “주로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대과(大果)의 생산이 많아 판매가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오승현기자
▲ 경기침체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여파가 청과시장을 덮치고 있다. 포천시 창수면 영중농협 창수지소에 위치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 판매되지 않은 ‘해솔촌사과’의 재고가 산처럼 쌓여 있다. 조합원은 “작년까지 설이 지나면 사과가 거의 완판됐지만, 올해는 아직도 15t의 재고가 남아있다”며 “주로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대과(大果)의 생산이 많아 판매가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오승현기자
경기도내 사과ㆍ배 등 과일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과수농가가 어려움(본보 2월23일 8면)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판매 부진의 원인 중 하나가 늘어난 대과 생산량과 수입산 과일 수요급증으로 지목되고 있다. 망고를 비롯한 값싸고 맛좋은 수입산 과일들의 공세에 국산 과일들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과일 수입량은 86만t으로 전년 대비(82만t)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수입금액은 7.5%나 줄어 16억 달러 수준이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과일들이 국내로 많이 유입됐다는 뜻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 수출입통계에서도 인기가 좋은 망고의 1월 수입량은 96만4천640kg(420만5천499달러)으로 지난해 12월 49만164kg보다 96.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과수 및 유실수(사과ㆍ배ㆍ복숭아ㆍ포도ㆍ감ㆍ귤 이외 기타)도 2만1천741.4kg(3만287달러)으로 같은 기간 동안 7%가량 증가했다. 반면, 2015년 국민 1인당 과일 소비량은 66.7kg에서 지난해 63.6kg(잠정치)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평년보다 급증한 대과 생산량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와 배 모두 알이 굵은 대과 상품 중심으로 재고가 많이 남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차례용 혹은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대과 위주로 생산량이 늘어났는데, 설 명절 연휴가 지나면서 소비량이 급감한 것이다. 포천 영중농협 APC 또한 사과 재고량 가운데 상당수가 대과였다. 가장 좋은 품질의 과일들이 판매되고 난 뒤 남은 과일들에 대한 판매도 부진한 상황이다.

 

대과 판매량은 명절 연휴 기간에도 저조한 수준이다.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고가 과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과 대과의 경우, 5㎏ 한 상자에 2만∼2만5천 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반값 수준인 8천∼1만2천 원에 팔렸음에도 판매량이 감소했다. 농협 관계자는 “좋은 고품질의 상품은 명절 때 다 판매됐다”면서 “그 아래 품질 과일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보니 재고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