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에 절대 유리”… 파면 따라 판세 지각변동 분석도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됨에 따라 대선주자들이 정국을 고민하며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탄핵심판 선고 다음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셈법을 통해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인용으로 진보 진영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선 판세를 뒤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 인용이라는 결과가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셈이어서 진보 진영에 대한 지지가 굳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이 불과 60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진보 진영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또다시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발표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만 합쳐도 60%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현재 ‘대세론’을 이어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대결을 위해 비문(비문재인) 진영이 연대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지만 각 정당의 이해관계 등으로 당장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대선이 그동안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유권자들의 투표율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그동안의 선거에서 높은 투표율은 진보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진보 진영은 최순실 게이트가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의 연대책임론을 내세우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 압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박 대통령 파면으로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일면서 현재의 대선 구도가 크게 변화할 것이란 분석도 부상하고 있다. 현재 진보 진영에 유리하게 짜진 대선 구도는 탄핵 정국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란 점에서 탄핵 이후에는 새로운 판세가 시작된다는 해석이다.
보수진영에서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한동안 여론이 급격히 요동칠 수 있지만 대선까지 대통령 궐위 상태가 이어지는 만큼 보수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보수진영이 극적인 연대에 성공해 단일 후보까지 배출하면 진보 진영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진보 진영 주자들이 분열되면 보수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 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이 다른 당에 상대적으로 높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고양갑) 등이 완주 의사를 거듭 강조하고 있어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강해인·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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