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 안고 갈 것…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박 前대통령, 탄핵 불복 시사

4년15일 만에 청와대 떠나 삼성동 사저로
민주당 “국정농단 끝까지 인정 안해 충격”

미소 속에 비친 눈물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소 속에 비친 눈물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삼성동 사저 앞에서 허태열·이병기·이원종 등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 자유한국당 서청원(화성갑)·이우현(용인갑)·윤상현(인천 남을)·최경환 의원 등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을 통해 밝힌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고 민 의원은 전했다.

 

메시지에는 헌재 결정과 관련된 내용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 등과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특히 “진실을 반드시 밝혀진다”는 부분에 대해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 입장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며 지속적으로 부인해왔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강력한 법적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내려진 뒤 이틀이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가 내려진 뒤 이틀이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께 비서실장, 안보실장, 경호실장 및 각 수석과 티타임을 갖고, 오후 7시께 녹지원 앞길에서 전송을 나온 비서실, 경호실 직원 등 500여 명과 걸어가면서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오후 7시20분께 청와대를 출발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헌재가 탄핵 인용을 선고한지 이틀 만에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대통령은 오후 7시37분께 삼성동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청와대에 들어간 지 1천476일(4년15일) 만에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선고일인 지난 10일 사저 준비가 완료되지 않은 관계로 청와대를 떠나지 못했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인천 남동을)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 도착하는 모습은 자유한국당 의원들, 지지자들과 함께 세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평가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끝까지 자신의 국정농단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여전히 헌재의 탄핵 인용에 불복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충격적이고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재민·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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