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난리법석을 떠는 걸까? 제 정신이라면 먼저 엄마를 잡아먹고, 떡 판 돈은 주머니에 넣고, 팔다 남은 떡은 냉동실에 너 놓았다, 먹고 싶을 때마다 렌즈에 데워 먹는 것이 현명하다. 엄마는 더 심각하다. 두세 고개 넘으면 딱 계산이 나왔을 것이다. “매번 떡을 달라니, 그럼 남은 고개는 11개! 떡은? 아이고 8개 밖에 없네!” 당연히 다음 고개 아래 주막에서 묶고 해 뜨면 가야 한다. 그런데 마치 “난 기어코 잡아먹히고 말거야!” 하는 사람처럼 줄기차게 언덕을 오르락내리락한다. 코미디이거나 광기다.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사실은 눈물 나게 심각한 이야기다. 누구나 엄마처럼 평생 호랑이라는 인생이 지배하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대학이란 고개부터 마치 시험과 리포트처럼 고개에 고개를 넘는다. 졸업하면 취직, 다음은 승진, 결혼, 출산, 집, 양육… 마지막 정년 후 버팀고개까지. 그렇게 마지막 고개를 간신히 넘곤 잡아먹힌다. 편히 쉰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허무하지만, 그래도 기를 쓰고 가야 하는 엄마의 길이다.
다행히 햇님이 달님이는 엄마와 달랐다. 호랑이가 지배하는 세계 자체를 떠났다. 근본적인 구조의 변화, 패러다임의 혁신 없이 새 것이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었다. 엄마처럼 보이는 얼라가 아니라, 얼라처럼 보이는 참 지혜의 어르신이다. 대통령제의 공허한 구조를 벗어날 동아줄이 필요하다. 햇님이 달님이 같은 인물은 누구일까? 있긴 한 걸까?
김봉규 미래행복인재연구원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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