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년만에 수면 위로… 충돌 흔적은 없어
내일 목포 신항으로 이동… ‘마지막 항해’ 준비
지난 3년 동안 차디찬 바닷속에 잠겨 있던 세월호가 해저생활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은 채 완전히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월호 선체는 지난 25일 밤 9시15분께 좌현 방향 직각으로 드러누운 채 선체 전부를 드러냈다. 선체를 받치던 반잠수선도 26일 0시 완전히 부양해 수면에 모습을 보였다.
1천일이 넘는 세월의 흔적은 선체 여기저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뱃머리에 있는 ‘SEWOL(세월)’이라는 선명도 희미해졌고, 배 우현은 바닷속에서 부식된 탓에 얼룩덜룩한 녹으로 뒤덮였다.
힘겨운 인양과정을 암시하듯 선체 곳곳이 갈라져 있는가 하면, 깨지고 구멍이 뚫린 부분도 수백 곳에 달했다. 그러나 원형만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큰 형체 변형이나 파손, 충돌 등의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해양수산부는 완전 부양한 세월호의 선체에 남아 있던 해수를 배출하면서 같이 섞여 나오는 잔존유를 걷어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작업에는 3~5일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흘 만에 해수 배출 및 방제가 완료되면 세월호는 오는 28일 목포 신항으로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목포 신항까지 거리가 87㎞밖에 안 되고 반잠수선이 자체 동력을 갖추고 있어 시속 8~10㎞로 운항할 경우 1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인양 과정에서 절단한 선미 왼쪽 램프도 함께 목포 신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23일 선체 출입구인 램프가 열려 인양작업이 불가능해지자 논의 끝에 이를 절단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램프를 통한 미수습자 유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해당 램프가 화물칸(D데크) 출입구이므로 미수습자 유실과는 무관하다”면서 “유실 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남은 난제는 목포 신항에 도착한 세월호를 육상 부두에 올리는 작업이다. 선내 해수를 배출하더라도 세월호의 총 무게는 1만t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에 중량물을 운송하는 특수장비 ‘모듈 트랜스포터’ 456대를 이용, 3일에 걸쳐 육지에 안착하게 된다.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목포 신항 철재부두 접안 후 육상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세월호를 안전하게 옮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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