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호텔사업 관련 비공개 자료 유출
임시회 개회 당일 폐회… 안건 심의 연기
체육회 운영·모란시장 정비 차질 불가피
성남시의회(의장 김유석)가 시 집행부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이유로 임시회 개회 당일 산회하면서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했다.
시의회는 6일 오전 10시 제22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었으나 애초 오는 17일까지 총 12일간 예정됐던 회기를 단 하루로 단축한 뒤 안건 심의 없이 산회했다. 이에 따라 집행부의 1천213억 원 규모 추경예산이 묶이고 이재명 시장의 주요 역점 사업 추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발단은 자유한국당 김영발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시유지인 정자동 잡월드 옆 부지(정자동 4 일원) 호텔사업권이 부동산시장에서 매매된다며 시장 직인이 찍힌 사업계획승인서, 외국인 투자기업등록증명서, 공유재산 대부계약서 등의 서류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서류들은 그동안 집행부가 시의회의 자료 요구에도 기밀유지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던 자료였다.
이날 김영발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당장 사업권을 회수하고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며 “시민을 우습게 보고, 의회를 허수아비로 알고 있는 집행부를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김유석 의장과 박종철 도시건설상임위원장 등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11시40분 정회된 본회의는 오후 5시 속개됐지만, 협의 과정에서 시의회의 자료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의회는 “더 이상의 회기 진행은 의미가 없다”며 제227회 회기를 하루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기 중 다룰 예정이었던 2017년도 제2회 추경예산(안)과 총 25개 안건 심의가 미뤄졌다. 이번 추경예산(안) 심의가 미뤄지면서 시 체육회 운영·인건비 지급, 시 의료원 장비 구매, 하대원·중앙공설시장 재건축, 모란가축시장 환경 정비 등에 차질이 우려된다. 시 체육회 사무국 운영비 9억 9천만 원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장 4월 사무국 직원 17명 인건비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9개 종목 82명의 선수를 보유한 직장운동부 예산 36억 8천만 원도 제출돼 있다. 직장운동부 운영비는 6월분까지만 확보된 상태여서 예산안 심의 지연이 장기화하면 선수단이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
성남FC(성남시민프로축구단) 운영비 70억 원 중 본예산에서 삭감됐던 30억 원도 추경안에 들어 있다.
내년 4월 개원 예정인 시 의료원 장비 구입비 249억 원도 묶였다. 시는 일부 장비의 경우, 발주부터 납품까지 1년 정도 걸려 시 의료원 개원에 차질이 있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과 이견으로 제동이 걸렸던 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예산 29억 원, 3조 원대 외자 유치로 마이스(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시설을 건립하는 백현지구 도시개발사업 등 이재명 시장 역점 사업 심의도 다음 회기로 또 넘어갔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다음 회기인 6월 정례회 이전에 임시회가 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다음 달 9일 대통령 선거 등을 고려하면 4월 내 최대한 빨리 제228회 임시회를 열어 추경예산(안) 등 주요 현안 등을 처리하는 쪽으로 시의회와 집행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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