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빠르게’ 아닌 ‘바르게’ 하는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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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은 해방 이후 지난 70년간을 빠르게 달려왔다. 엘리트 체육은 세계 5위권을 넘나들고 있고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 세계 육상 선수권 대회, Formular 1,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를 다 개최하여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였다.

지금까지 스포츠 이벤트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나라는 4개 국가(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이지만 30년 만에 모두 다 개최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가장 빠른 기록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스포츠 이벤트 성장 발전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지난 일요일에 열린 체육인 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표를 위해 ‘체육 공약’을 내놓고 체육인들의 지지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이들의 공약을 보면 체육계의 현안 문제들을 다 끄집어내어 해결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공약이 내실과 실천이 있어야지 비어있는 공약(空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 어제는 빠르게 했지만 이제는 국민체육 진흥 공단 표어처럼 바르게 해야 한다.

이 말은 내가 만들어 낸 말이 아니라 국민 체육 진흥 공단 표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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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첫째, 거래가 아니라 관계의 스포츠를 만들어야 한다.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관계이다. 우리는 승부 후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성과를 위한 거래를 위해 달려왔다.

운동선수가 대회 후에, 학교 졸업 후에, 메달을 딴 후에, 무엇과 관계를 맺을 것인가? 평창 동계 올림픽이 끝난 후에, 지역과 국가가 무엇으로 관계를 맺을 것인가? 올림픽 문화가 국민들과 어떤 문화 관계를 구축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두 번째,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 공약을 내세운 이유가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스포츠 발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셋째, 성장주의가 아니라 공생하는 스포츠 경제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공생을 위해서는 공감, 공유, 공동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

 

스포츠인들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제는 ‘빠르게’가 아닌 ‘바르게’ 하는 체육 공약을 만들어 실천함으로써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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