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색소폰이야기’ 김현선 대표 “어르신 위해 색소폰 연주… 기쁨 줄 수 있어 행복”

동호회원 4명과 의기투합 수년째 요양원서 연주 봉사
입소문에 공연 요청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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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색소폰으로 어르신들 기쁘게 해드리렵니다.”

 

시쳇말로 색소폰에 미친 한 중년이 수년째 요양시설 연주봉사를 해 화제다. 화성 병점의 색소폰 동호회 ’색소폰이야기’ 대표 김현선(65)씨. 사람들은 그를 ‘색소폰의 대가’라고 부른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동호회원 4명과 의기투합, 동탄에 있는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색소폰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매달 둘째 주 수요일 오후 2시30분 요양원 2층 공연장에서다. 앰프며 스피커, 악기 등을 직접 가져가서 하는 공연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가요에서부터 팝송까지 1시간여 동안 신나게 연주하면 120여 명의 노인 눈가에 눈물이 고일 정도다. 이젠 노인 대부분과 부모 자식처럼 지낸다.

 

김 대표의 색소폰 봉사가 입소문을 타면서 공연요청도 심심찮게 들어온다. 화성지역은 물론 대전 등지까지 원정을 간다. 여태까지 공연요청을 거절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은 병점 다람산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2시간씩 무료 공연도 했다. 공연장 자리에 도서관이 지어지면서 더 이상은 못한다.

 

김 대표가 색소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 화성으로 이주하면서부터다. 골프 티칭프로로 활동하던 그는 당시 화성으로 직장을 옮겼다. 이후 평소 관심이 있었던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중학생 시절 동네 형이 불어주던 색소폰을 배우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침샘암 수술로 안면 신경을 제거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 위기도 그의 색소폰 열정을 막진 못했다. 보조기까지 착용하며 연주를 계속한 것. 이 과정에서 그는 음색을 변형시킬 수 있는 리가춰(색소폰의 한 부품)를 발명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색소폰 동호회 사무실과 리가춰 판매회사 등을 운영하며 색소폰 봉사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들이 훗날 우리의 모습”이라며 “내가 좋아하는 색소폰을 연주할 자리가 있고 또 어르신들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어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화성=박수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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