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들 근무시간에 ‘카드 삼매경’…순찰시간 잠자고 음주 기강해이 제보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96명 진상조사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순찰업무를 담당하는 인천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이 근무 시간에 카드게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상급기관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 96명을 상대로 근무태만과 관련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기동타격대 의경 4명은 이달 초 순찰시간 중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밀레니엄홀 1층의 한 비상구 통로에서 소총과 무전기를 바닥에 팽개쳐 둔 채 제복을 입은 상태로 카드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내 자체 조사에서 “근무 시간에 카드게임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의경 대원들이 순찰시간에 잠을 자거나 술을 마신다는 제보도 경찰에 접수됐으며, 외부 유출이 금지된 내부 상황보고서가 의경들이 자주 이용하는 비상구에서 구겨진 채 발견되는 일도 있었다.

 

공항경찰대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은 테러 예방을 위해 조를 나눠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을 24시간 순찰한다. 이들은 2인 1조로 2시간 30분씩 순찰하고 30분가량 휴식하는 방식으로 근무한다. 특히 공항경찰기동대는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좋아 선호도가 높은 근무지로 꼽힌다. 외국인을 상대하는 일이 많아 외국어 특기자 등이 주로 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인천경찰청 의무경찰계 관계자는 “최종 진상조사가 끝나면 관련자들에게 영창이나 전출 등의 징계를 내릴 방침”이라며 “기동타격대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대원 관리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은 지난해 초 중국인 환승객 2명이 새벽시간에 출국심사대와 보안검색대를 뚫고 밀입국했으며, 이후 베트남인 환승객도 자동입국심사대 문을 강제로 열어 밀입국하는 등 보안에 헛점을 드러내면서 관련기관 근무가 강화됐다. 그럼에도 불과 1년여 만에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의 근무태만이 드러나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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