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6… ‘安風’ 수도권선 ‘미풍’

선거 전략 수정 불가피 할 듯
바른정당 유승민도 한계 실감

4·12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기초단체장 ‘1승1패’를 거두면서 각 정당 간 수도권 표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날 전국적으로 실시된 30곳의 재·보선 지역 중 관심을 끈 지역은 단연 경기도 기초단체장 2곳(하남시장·포천시장)과 광역의원 2곳(용인3·포천2) 등 4곳의 선거였다.

 

5월9일 대선을 20여 일 앞두고 최대 표밭이며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 하남시장은 민주당 오수봉 후보, 포천시장은 한국당 김종천 후보가 각각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민주당은 원내 교섭단체 4개 정당이 4강 대결을 펼쳤고, 특히 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 지역구인 하남에서 승리를 거둬 두 배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이교범 전 시장의 시장직 상실로 선거가 치뤄지면서 다른 3개 정당의 집중공세를 받았지만 오 후보의 높은 인지도와 미사지구 등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번 하남시장 투표율(30.1%)이 18대 대선 투표율(74.7%)에 비해 크게 낮아, 보선 결과가 5월9일 19대 대선 결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지만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치러진 선거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당은 보수성향이 강한 경기북부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안방을 지킨 셈이 됐다. 포천은 한 번도 진보성향 정당에 시장직을 내준 적이 없다. 홍준표 대선후보가 안보 프레임을 내세우며 막판 지원유세를 펼친 것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하남시장 선거에서 패하면서 내상(內傷)을 입었고, 양 지역 모두 바른정당 혹은 무소속 후보가 보수 표심을 분산시킨 것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보수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경우 유형욱 하남시장 후보를 지원하며 수도권에서 ‘안풍’을 기대했지만 당선시키는 데 실패해 수도권 선거 전략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게 됐다.

 

바른정당은 두 지역 시장선거에서 선전했지만 낮은 정당 지지율에 다시 한번 분루를 삼켜야 했다.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지원에 나섰지만 한계를 실감하는 아픔을 겪어 향후 유승민 대선후보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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