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사관 ‘쫄치남 콘서트’ 취사·주류반입… 쓰레기장 방불
市 “앞으로 관내 공원사용 불허”
특히 수원시는 이 같은 캄보디아 대사관의 엉터리 행사 운영에, 앞으로 관내 공원 사용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8일 수원시와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등에 따르면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은 지난 16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에서 ‘쫄치남 콘서트’를 개최했다. 캄보디아의 쫄치남은 우리나라 설날과 같은 명절로, 양력 4월14일~16일에 열린다. 쫄치남 시기에는 지나가는 사람과 보트, 차 등에 물을 뿌리는데, 사악한 기운을 씻어내고 좋은 기운을 채워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만석공원에서 열린 쫄치남 콘서트에는 1천여 명의 외국인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공원 곳곳에서 불법 행위가 잇따랐다. 특히 공원 내에서 금지된 취사행위는 물론 화기사용, 주류반입, 시설훼손과 같은 불법 행위가 이어지면서, 공원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또 고기를 굽다가 잔디에 불이 붙는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됐다. 시민 K씨(32)는 “일반 시민들도 함께 이용하는 공원이 한순간에 난장판이 된 모습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면서 “공원을 훼손하고 시민에게 피해를 주면서, 굳이 행사를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만석공원 내에서 불법행위가 벌어지자 시는 캄보디아 대사관이 주관하는 행사에 공원 사용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또 시는 지난달 22일 캄보디아 대사관에 공원 내 금지행위 등을 명시한 공원사용승인 공문을 보냈는데,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사전 미팅에서도 캄보디아 대사관 측에 공원 내 불법 행위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당부의 말을 전했다”면서 “공문에도 관련 내용을 기재해 보냈는데, 공원 내 불법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앞으로 캄보디아 대사관과 관련된 행사에 관내 공원 사용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7일 캄보디아 대사관 측에 ▲차후 수원시 관내 공원사용승인 불가 ▲파손된 보도블록에 대한 시설물 원상복구 요청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이와 관련,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 관계자는 “당시 행사가 잘 이뤄진 것으로 보고 받았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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