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수요가 많아지는 5월 대목을 앞두고 있지만 화훼 농가의 시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의 수입산 카네이션이 물량 공세를 펼치는데다 올해는 청탁금지법과 긴 연휴까지 겹쳐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도내 화훼업계에 따르면, 카네이션 재배면적은 2010년 124.5㏊에서 2015년 76.8㏊로 급격히 줄었다.
카네이션 소비가 줄면서 카네이션 농가들이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등 소득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재배 면적이 줄면서 카네이션 생산량도 같은 기간 7천767만 8천 본에서 4천96만 3천 본으로 5년 새 93%나 감소했다. 반면 외국산 카네이션의 수입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카네이션 수입금액은 137만 7천 달러에서 5년 만에 228만 2천 달러로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카네이션 수입량은 83t으로 집계돼 지난해 1분기(36t)보다 13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네이션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선물의 대명사였지만 최근엔 구매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10일간 aT 화훼공판장에서 거래된 카네이션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 2014년 20만 9천876속에서 2015년 19만 4천218속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6만 8천29속으로 거래량이 전년보다 3만 속 이상 줄었다.
특히 올해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화훼 소비가 꽁꽁 얼어붙은데다가 5월 특수를 노린 중국산 카네이션이 대거 시장에 풀릴 우려가 있어 농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카네이션 물량 가운데 80%는 중국산이다.
문제는 수입업자들이 중국산 카네이션을 대량으로 사재기해 놨다가 수요가 많은 시즌에 맞춰 대량으로 시장에 풀면 가뜩이나 국내산 카네이션 가격이 덩달아 폭락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이천시 백사면에서 카네이션을 재배하는 홍모씨는 “매년 수입업자들이 5월 시즌에 맞춰 한꺼번에 물량을 풀어 고품질의 국산 카네이션 가격이 함께 내려가거나 판매가 부진해지는 등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 “올해는 카네이션 소비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T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카네이션 소비 위축으로 올해엔 중국산 수입 물량이 지난해보다는 20%가량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꽃 소비 위축과 황금연휴, 수입산 카네이션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국산 꽃을 애용하고, 소비를 늘리는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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