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잘했다” 沈 1위·劉 2위… 安 꼴찌
文, 집중 공격에도 ‘1강 독주 체제’ 유지
洪, 보수표심 자극하며 양강구도 깨뜨려
‘5·9 조기 대선’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이 2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TV토론은 ‘대본 없는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 미리 준비한 원고를 바탕으로 모두발언을 하거나 사회자의 질문에 혼자 답변하는 시간이 많았던 지난 2012년 대선 토론회와 달리 후보 간 ‘설전’이 역동적으로 전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TV토론 횟수 역시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3차례에서 6차례로 늘었다. 다만 정책 대결보다는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네거티브 공방 위주의 ‘진흙탕 싸움’이 진행되면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도 나타났다.
더욱이 스탠딩 토론의 경우 양자대결 또는 삼자대결에 적합한 방식인 만큼 5명의 후보가 난상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5회까지의 TV토론에서 유권자들에게 가장 강한 인상을 준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문화일보의 의뢰로 지난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TV토론을 가장 잘한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5%가 심 후보를 꼽았다. 이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15.4%),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13.8%),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11.6%),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6.5%) 순이었다.
심 후보의 경우 이른바 ‘돼지흥분제’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다’ 등의 소신 발언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마련했다.
또 유 후보는 경제학자 출신답게 대한민국의 경제 위기 해법을 조리 있게 제시하며 정책적 신뢰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 후보는 문 후보 일자리 공약의 재원 조달 방안을 놓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 후보는 다른 후보를 ‘좌파’로 규정하며 보수층 결집을 모색했다. 특히 그는 문 후보의 개성공단 재개 공약에 대해 ‘북한 청년 일자리 대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좌우 모두 세탁기에 돌려야 한다”, “강성귀족노조가 경제위기의 주범이다” 등의 강성 발언으로 보수 표심을 자극,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를 깨는 데 영향을 미쳤다.
문 후보의 경우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한 탓에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1강 독주체제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토론 과정에서 “저희 정책본부장과 대화하시라”, “이보세요” 등의 발언으로 일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안 후보는 ‘미래’와 ‘통합’을 강조하며 자신의 공약을 안정감 있게 설명, ‘합리적 중도’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였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를 지적하기 위해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아바타입니까?”라고 따져 물은 부분은 역효과가 났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선 TV토론회가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 세계일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7.8%가 ‘TV토론이 지지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반면 ‘TV토론이 지지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23.4%였고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4.4%로 나타났다.
한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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