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박물관 VR체험… 수원화성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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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어린이 체험실이 봄맞이 새 단장을 했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즐길 수 있는 VR(Virtual RealityVR가상현실)체험관으로 새롭게 꾸몄다. 기존에 다른 박물관들의 VR체험은 기획전시 등에 단기간 선보였다면, 이번 수원박물관은 상설체험으로 구성해 주목받고 있다.

 

개편 이후로 토요일과 일요일 수원박물관의 어린이체험실은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이제 오픈한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른 기관들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인기와 관심이 많다. 몇년전 증강현실 프로그램이 박물관 체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었는데, 이제는 가상현실 체험이 대세다.

 

가상현실은 체험자가 특정한 환경과 세계를 마치 실제와 같이 경험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수원박물관에서는 이러한 VR기술을 도입해 역사 관련 콘텐츠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VR기기를 착용한 체험자는 수원화성과 근대 문화유산 중 하나를 선택해, 각각 4분간 촬영된 화면을 내레이션과 함께 보게 된다.

드론으로 촬영된 고화질의 경치를 시원하게 둘러보면, 마치 하늘을 날아서 현장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아이들은 “연못(방화수류정 용연)에 빠질 것 같다” 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근대 체험에서는 마치 100년 전의 거리를 걷는듯한 느낌에 빠져든다. 이렇듯 VR체험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초월하여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경험을 확장시켜준다.

 

VR 헤드셋 바이브 체험은 동북공심돈에 들어가 불랑기포를 쏘면서 표적들을 맞히는 게임형태로 만들었다. 화성이 만들어진 이후 성곽의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기에 공심돈에서 훈련하듯 불랑기 포를 쏘는 체험이다. 체험자는 손에 쥔 컨트롤러로 가상의 포탄을 집어 옮겨야 한다. 직접 몸을 움직이며 공간을 활보하기 때문에 게임 속 세계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 어른들도 매우 즐거워한다.

 

수원박물관의 VR체험존은 가족이 함께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VR 체험으로 기대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도 다양하다. 놀이를 통한 즐거운 체험은 깊은 감동을 전하며 박물관 관람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이는 지역사회에 대한 학습과 자긍심 고취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최신 디지털기술의 도입은 시대변화에 따른 박물관의 새로운 모색과 방안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박물관은 조사, 연구, 감상의 대상이 되는 것을 수집하여 전시 관람케 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었다. 현대의 박물관은 이러한 기능과 함께 체험과 교육활동, 첨단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복합시설로 확대되어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지역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수원박물관도 수원지역의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수집 전시함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 행사, 체험과 교육활동, 자료열람을 제공하며 지역문화의 중심체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역사, 풍속, 문화 등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정보를 전달, 소통하고자 한다. 따라서 VR체험과 같은 첨단매체의 적극적인 수용은 관광 자원이자 체험의 공간으로 더욱 확대되어 나가야 할 수원박물관의 새로운 도전과 과제일 것이다.

 

김주홍 수원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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