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보와 보수가 싸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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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판의 키워드는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다. 어원의 유래는 프랑스 혁명 때에 1792년 9월20일 국민 공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급진개혁, 사회주의, 농민과 노동자, 빈민자 등을 대변하던 ‘자코뱅’파가 좌측에, 온건개혁, 자유주의, 자본주의, 상공업자, 부자 등을 대변하던 ‘지롱드’파가 우측에 앉아서 토론을 한 데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치적인 문제의 해결성향을 뜻한다.

 

두 진영의 생각은 “진보는 현재의 구조와 체제를 완전히 바꾸어 보자는 것이고, 보수는 현재의 체제를 그대로 두되 잘못된 것만을 고쳐나가자는 주장”이다. 여기서 구조와 체제는 단순히 정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구조와 사회구조 및 경제구조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진보주의는 평등과 지식과 선험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최근의 새로운 지식과 학문을 주장하고,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상대적인 비교를 하면서 빈부격차에 대한 박탈감과 상실감, 실업에서 오는 소외감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추구하는 이념은 ‘평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극히 일부의 진보들은 국가나 사회로부터 소외를 당하거나, 일정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성향이 많은 것 같다. 또한 상대적인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잠재의식도 깔려 있는 듯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사회제도를 구현하기 위하여 항상 사회 전체의 ‘헤게모니’를 장악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집회를 열어 군중심리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평등주의를 주장하면서 사회적인 발전과 개발을 통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보편적인 복지를 지향하고 있다.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자신의 정의와 자유 그리고 경쟁을 우선시하고, 과거의 일에서 앞으로의 결과를 얻으려는 경험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의 체제와 제도를 유지하려 한다. 또한 국가의 역사와 개인의 가치인식을 중요시하고 있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생각하고, 개인보다는 국가와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에 강한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보수들은 인생의 경험과 연륜이 있는 사람들과 지식과 학문 그리고 신분과 재력이 있으며 비교적 온건적이다. 사리판단은 앞과 뒤, 전후좌우의 생각으로 역지사지의 종합분석적인 사고를 많이 하고 있다.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보수는 시장경제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선택적인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궁극의 목적은 우리나라를 좀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들고 싶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계산·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보는 시각과 해법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핑계로 자신의 입장을 구현하고자 한다. 따라서 진보나 보수 공히 서로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적 입장에서는 서로를 용납하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인 대립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사회라는 대집단의 사람들이 각자의 이해득실과, 해법의 계산방식이 서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사회는 남북간 이념의 갈등, 세대간·계층간의 분쟁으로 좌파·우파의 분열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를 선동하고 있으면서 역이용을 하고 있다.

 

옛말에 “어른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는다”고 했다. 국가의 운영이나 인생은 단 한 번의 시행착오가 있어도 안 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했지만, 요즘에는 “돌다리 위에 다시 철근 콘크리트를 치고 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생의 경험에서 오는 철학과 경험을 고려한 말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의사결정은 대부분이 보수적 입장에서 결정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가 싸운다면 “보수는 자신들의 잘난 멋에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자신들의 함정과 수단에 자충수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번 대선의 결정은 정책대결의 선거가 아니라, 진보와 보수와의 이념논쟁의 싸움이 될 것 같다.

 

이세재 평택서부노인복지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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