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화나게 만드는 수원역 환승센터

일부 버스 진입때 2㎞ 가량 우회 출퇴근 시간 최대 20분 더 걸려
시외버스는 요금 인상도 불가피

수원역 환승센터 개통과 관련해 버스 노선 간 형평성 문제(본보 5월4일자 6면)가 불거진 가운데 일부 버스들이 환승센터 진입을 위해 기존 노선 대비 최장 2㎞ 정도 우회하는 바람에 승객들의 통근시간 증가는 물론 요금 인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7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세평지하차도를 거쳐 도청오거리 방면으로 향하는 수원역 경유 시내버스 20개 노선 110대(운행횟수 548회)를 비롯해 수원터미널에서 수원역으로 오는 시외버스 12개 노선 72대(운행횟수 262회)를 환승센터 경유 노선에 포함했다.

 

그러나 노선 개편으로 해당 버스들은 기존 대비 최장 2㎞를 돌아 운행해야 하는 형편이다. 평동 동남아파트 정류장~세평지하차도~도청오거리로 향하던 시내버스는 환승센터를 거쳐 경진여객 차고지 램프를 지나 육교사거리를 통해 수원역 광장으로 진입해야 한다. 단순 계산해도 현재 1.5㎞ 정도의 운행거리가 3.3㎞로 늘어나는 것이다. 

세류동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시외버스들은 덕영대로를 타고 직선으로 오던 기존 노선이 아닌 세화로 세류지하차도를 거쳐 수원역 환승센터를 진입하도록 변경, 3.4㎞가량(터미널사거리~덕영대로~환승센터~서둔교차로)에서 4.3㎞로 운행거리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버스 이용 승객들의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교통체증이 빚어지는 오전과 저녁에는 최소 10~20분 통근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시민 P씨(30)는 “피곤한 출근길에 10분 이상 ‘만원버스’를 더 타야 한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면서 “교통혼잡 개선을 빌미로 시민들의 편의성을 담보 잡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더구나 ‘거리비례’ 요금이 적용되는 시외버스의 경우 사실상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 현재 시외버스 요금 체계는 10㎞에 1천300원의 기본요금으로 시작, 1㎞당 116.14원이 추가된다. 똑같은 길을 가면서도 100원 이상 요금이 더 부과될 수 있는 것이다. 시내버스 또한 5㎞ 운행 시 100원 늘어 버스를 오래 타야 하는 일부 승객들의 요금 추가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역 환승센터가 경부선 철도를 기준으로 서쪽에 위치하다 보니 버스 진입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 “요금이 조금 인상될 수는 있겠지만, 수원역 광장 혼잡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시민들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관·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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