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박고 욕설까지… 교수가 ‘똥군기’ 앞장

용인지역 무도대학서 출석부르다 가혹행위
문제 불거지자 해당학과 교내 공개 사과문
교수 “순간 화나 기합,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

경기도내 한 대학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욕설과 함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용인 A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무도대학 동양무예학과 소속 B교수는 지난달 27일 오후 1시께 2학년 대상 전공 수업에서 출석을 부르던 도중 대답 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욕설을 내뱉고 머리를 땅에 박으라고 지시했다. 

당시 무도대학 2층 전공 실기장에서 진행된 해당 수업에는 2학년 학생들 30여 명이 참석하고 있었다. B교수는 학생들이 머리를 땅에 박고 있는 가운데 수업 태도에 대한 지적과 함께 “이 XXX들아”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부 학생들이 B교수의 행동을 문제 삼으며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학과는 이달 2일 전공 실기장 등 교내에 사과문을 올렸고, B교수는 수업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해당 대학은 학과 특성상 그동안 가혹행위 등이 잇따라 최근 “폭력을 비롯한 각종 인권 침해 행위를 금지하고 이 같은 행위를 하는 학생은 학칙에 따라 엄중 처벌하겠다”는 내용의 무도대학장 명의 공고를 무도대학 건물에 부착하고 이른바 ‘똥군기 문화’를 척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교수가 앞장서서 똥군기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수업에 참석했던 한 학생은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 내에서 교수로서의 권위를 앞세워 군대에서도 하지 않는 가혹행위를 한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교수들이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무감각한 탓에 선ㆍ후배간에도 가혹행위가 빈번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교수는 “출석을 부르다가 순간 너무 화가 나서 기합을 줬다”면서 “수치심을 느꼈을 학생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대학 관계자는 “현재 학교 측에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한 학생이 없는 탓에 뒤늦게 인지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뒤 필요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용인=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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