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당선_승리 요인] “나라다운 나라 만들어달라”… 정권교체 열망 거셌다

4자경선 거친 원내 1당 후보… 대세론 지키며 청와대 입성
갈라진 보수표심 막판까지 요동, 가짜뉴스·색깔론 안먹혀
지역 대결 약화·세대별 대결 양상 부각… 승리에 간접영향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9일 19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 국민통합의 바람 뿐만 아니라 경선 때부터 보여준 대세론과 요동친 보수 표심, 지역 대결 약화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경선과 대세론, 든든함

문 후보가 당선된 것은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부터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점을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문 후보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간 치열한 4자 경선을 통해 문 당선인의 대세론을 확인함은 물론 원내 1당으로서의 당내 위상과 풍부한 라인업을 과시했다. 이들은 또한 경선 후 혼연일체가 돼 선거운동을 하면서 국민에게 안정감과 든든함을 보여줬다.

 

문 당선인과 경기·인천 선대위 관계자들은 국회의원 119석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특히 경기 60석 중 38석, 인천 13석 중 7석 등 경기·인천의 과반이 넘는다는 점을 자주 강조한 점도 유권자들에게 든든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 보수 표심 요동, 색깔론 철퇴

보수 표심이 선거기간 내내 요동친 것도 문 후보의 당선 이유로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보수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문 후보에게 패배의 아픔을 안겨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초반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하다가 중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후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향하는 모습을 보이며 요동쳤다.

여론조사 공표금지가 시작된 지난 3일 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은 홍 후보, 중도보수층은 안 후보로 갈리는 양상을 보인 반면 진보층과 중도진보층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으로 대조를 보였다.

 

민주당은 색깔론을 비롯한 종북좌파 덧씌우기가 이번에는 안 통했다는 점도 승인의 하나로 꼽았다.

 

■ 지역 대결 약화, 세대별 대결 부각

이번 대선에서 지역 대결이 약화된 반면 세대별 대결 양상이 부각된 것도 문 후보의 당선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KBS, MBC, SBS 지상파 방송사 3사 공동 출구조사(신뢰도 95%에 오차범위 ±0.8%) 결과에 따르면 보수텃밭인 영남에서 한국당 홍 후보가 51.6%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구와 경남은 과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남의 경우도 문 후보에게 60% 안팎을 몰아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년에 비해 쏠림 현상이 완화된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는 문 후보가 광주·전남·전북에서 90% 안팎의 몰표를 받은 반면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8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처럼 영·호남 지역주의가 완화된 것은 국민의당 안 후보가 호남과 영남 보수층의 표를 잠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대별로는 문 후보가 20~40대에서 50% 안팎, 홍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50% 안팎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변곡점은 50대로, 문 후보에게 36.9%, 홍 후보에게 26.8%, 안 후보에게 25.4% 등 전체 평균과 비슷한 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시선을 모았다.

 

민주당 권칠승 경기도당 상근선대본부장(화성병)은 문 후보 당선과 관련, “이번 대선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발생한 보궐선거”라면서 “국민들의 80%가 넘게 ‘이게 나라냐’ 며 한탄했고, 정의롭고 공정한, 적폐를 청산하고 부정부패없는 나라를 갈망했다는 점에 가장 부합된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국민이 인정해 준 것”이라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한국당 홍 후보의 패인에 대해 “이번 대선에서 보수의 품격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보수를 대표한다는 후보가 막말과 이념공세로 국민 전체를 바라보지 않고 자기진영만을 결집시키려 했고, 자기 함정에 빠져 중도로의 외연 확장의 길을 스스로 막은 점 등이 실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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