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전공에도 불구 판화 매력에 빠져 새로운 작품 활동 도전
목판에 털실 느낌 그대로 살려… 안산국제아트페어서 관객 호응
올해로 14회를 맞은 ‘안산국제아트페어(이하 안산페어)’에 참가한 작가들 가운데 서인희 작가(50ㆍ여)의 작품에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뜨개질 작품을 만들지 않았다. 어릴 적 마냥 그림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던 탓에 서양화를 전공한 서 작가. 대학 졸업 후 서울에 머물며 전시나 공연기획자로 활동했다.
서 작가는 “더 늦기 전에 전공을 찾아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서울 생활을 정리한 뒤 제주도로 내려와 판화라는 색다른 분야에 관심이 끌려 목판화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며 “제주의 오름과 들을 정신없이 다니며 제주의 작은 풀까지 목판에 그려내며 칼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14년 동안 자연을 대상으로 작업하던 서 작가는 우연히 뜨개질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지난겨울 미국에 거주하는 언니가 작업실을 다녀간 뒤 동생의 창작생활이 안쓰러웠는지 손수 뜨개질한 숄과 무릎 덮개 가 들어 있는 상자를 전달한 것. 그는 언니의 선물을 보고 털실이 가진 따스함을 목판에 그대로 옮기기로 한다. 그는 “처음 털실을 접했을 때 신선하고 따스한 충격이 전해졌다”며 “이번 작품이 방문객으로부터 색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니 기쁘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인을 초청한 안산페어 관계자에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제주도 같은 해양도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안산시에 처음 방문해 반갑다”며 “안산페어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다른 지역 아트페어의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아트페어로 전 세계의 작가들과 컬렉터들이 참여, 문화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작자의 한 사람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서 작가는 앞으로 자신의 주요 작품으로 제주의 자연을 그리는 한편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작품도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그는 “마당에 풀 한 포기를 보며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자연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전율을 계속 그려가고 싶다”며 “늘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벅찬 감동도 계속 놓치지 않고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산국제아트페어는 전국의 유명 작가들이 참여하는 경기도 최초의 미술시장인 아트마켓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작가가 직접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관람자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행사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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