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장르 뛰어넘어… 몸짓으로 재탄생한 단원의 그림
지난 19~20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단원화무도>의 한줄평이다.
안산문화재단이 지역특화콘텐츠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이 작품은 안산을 대표하는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 음악과 영상, 춤을 더한 융복합공연이다.
김홍도의 대표작 <소림명월도> <서당> <군선도> <씨름> <낭원투도> <송하맹호도>는 과거에서 현대로, 그림에서 몸짓으로, 시공과 장르를 뛰어넘어 무대 위로 소환됐다.
무대 뒤 스크린에 펼쳐진 <서당> 속 학생들은 교복을 입은 춤꾼이 돼 무대 위에서 한바탕 춤판을 펼친다. 연이어 스크린 속 그림은 <씨름>으로 바뀌고, 두명의 씨름꾼은 춤꾼이 돼 화려한 춤 기술로 관객들을 홀린다.
<낭원투도>에서는 천도복숭아를 소재로 익살스럽고 장난기 가득한 안무를, <송하맹호도>에서는 화려한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 역동적인 군무로 용맹한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연은 이 같은 흐름을 반복한다. 주로 기초지자체들이 지역의 콘텐츠를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공연물로 제작하는 것과 달리, 그림과 음악, 영상, 춤을 더해 넌버벌 형식의 음악극으로 표현한 것은 꽤나 흥미로웠다.
여기에 요즘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작품마다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소식은 이미 제작 전 부터 화제를 모았다.
극단 산의 윤정환 대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 <전명출평전>의 백하룡, <괴벨스극장>의 오세혁, <아가사>의 한지안 등이 완성한 작품은 공연의 취지와 차별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기승전결이 두드러지지 않는 서사구조는 극의 몰입을 방해했고, 모든 대중을 아우르기에 무용이라는 장르가 가진 한계점은 분명했다.
21세기 김홍도의 그림 속에는 이날 무대 위의 모습들이 그려졌을 것이다. 그 그림이 솜더 쉽고 유쾌하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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