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감정의 골… 힘겨루기 양상
갈등 악화땐 ‘연정 경고등’ 우려
경기도의회가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단을 내린 가운데(본보 5월17일자 3면) 남경필 경기지사가 김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의지를 내비치면서 양 기관의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안팎에서는 경기도시공사 사장 임명을 둘러싼 마찰이 향후 연정 갈등으로까지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전날 남경필 지사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박승원 대표(광명3), 자유한국당 최호 대표(평택1), 국민바른연합 최춘식 대표(포천1) 등을 수원시 영통구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경기도시공사 사장 내정자 임명에 대해 논의했다.
남 지사는 이 자리에서 당 대표들에게 김 내정자에 대한 임명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김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승원 대표는 “현재로서는 도의회 인사청문회 결과(부적격)와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가 도의회와 연정을 하고 있는만큼 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주는 것이 연정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도지사가 김 내정자 임명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다시 도의회의 검증을 거쳐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회와의 논의절차 없이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도의회와 연정을 하고 있는 도지사로서 의회와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최호 대표는 “단순히 의혹만으로 인사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 “다음 달 9일 대표단 국외 연수를 마칠 때까지 심사숙고해 결정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안팎에서는 도시공사 사장 임명을 둘러싼 마찰이 연정 갈등으로까지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의원은 “도의회에서 김 내정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내렸음에도 도의 의지대로 인사를 강행한다면 사실상 인사청문회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양 기관의 마찰이 향후 연정 갈등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지난 15일 도의회에서 열린 도덕성검증위원회에서 공직자 윤리 ‘부적격’ 지적을 받았으며 그 다음 날 기획재정위원회 정책검증 인사청문회에서도 ‘부적격’판단을 받은 바 있다. 청문회를 통해 김 내정자가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편중된 정치성향’ 지적과, 인천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을 역임한 뒤 업무 연관이 있는 민간업체에서 고액 연봉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탓에서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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