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청춘”

하남모범평생교육센터 교사 5人
성인문해수업 진행, 제2의 삶 도움

▲ 사람들탑)하남 모범학교 선생님들
▲ 하남모범평생교육센터의 최덕자, 김영희, 이정민, 송연옥, 김지영 선생님(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배움에 나이가 필요 있나요? 글자를 넘어 세상을 배웠습니다!”

 

초등학생의 평균 연령 65세.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학업의 뜻을 이루지 못해 한글조차 읽을 줄 몰랐던 늦깎이 학생들에게 제2의 삶을 되찾아주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어 주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하남시 유일의 초등학력인정기관인 하남모범평생교육센터(신장로 130-5 계명빌딩 6층) 성인문해교육과정의 김영희(63)ㆍ최덕자(55)ㆍ송연옥(53)ㆍ이정민(48)ㆍ김지영(41). 5인의 선생님이다.

 

하남모범평생교육센터은 1987년 야학으로 시작, 2012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초등학력인정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시대적, 개인적 사정으로 학령기에 학교를 다니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성인문해교육과정(초등 1ㆍ2ㆍ3단계, 중등 1단계)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 3단계 과정을 1년간 이수하면 교육장 명의의 초등학력 인정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5인의 선생은 주 5일간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 초등과정 수업을 진행하면서 국어, 수학, 사회, 영어, 과학, 재량활동 등 중학과정 과목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한글조차 읽을 줄 몰랐던 늦깎이 학생들은 이곳에서 수업을 받으며 제2의 삶을 시작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초등과정을 이수하고 초교 졸업장을 받은 학생은 40여 명에 이른다. 또 중등학력인정기관으로도 지정을 받을 계획이기 때문에 초등학력과정을 이수하고 현재 중학 1학년 과정을 공부 중인 10여 명의 교육생은 중학교 졸업장을 받을 꿈에 부풀어 있다.

 

학령기에 개인 사정으로 인해 학업의 뜻을 이루지 못했던 늦깎이 학습자 대부분은 교실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게 꿈만 같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중등 1단계 반의 박순자(68ㆍ여) 학생은 “공부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 워낙 형제자매가 많다 보니 오빠들만 학교에 가고 저는 학교 문턱도 못 밟아봤다”며 “학교에 다니는 게 얼마나 부러웠는지…. 공부할 때마다 행복해서 붕붕 떠 있는 기분이다”며 늦깎이 배움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희 선생은 “칠순이 넘는 한 여학생이 글자를 깨우친 후 은행에 가서 이름을 처음으로 직접 쓰고 울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 뭉클함과 함께 문해교사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덕자 선생은 “우리 학교 학습자들을 보면서 저분들이 계시기에 이 나라가 이만큼 부강하게 성장한 게 아닌가 싶다. 만학도로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습자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서 저 또한 항상 사명감으로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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