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일터 삼진어묵, 기억서 지우고 싶다”…퇴사자들 증언

착한기업으로 불린 ‘나쁜일터’
삼진어묵, 대외이미지 좋지만 내부적으론 근무 환경 ‘열악’
사장 친인척 월권행위 심각 회사측 “문제 있으면 개선”

착한기업 이미지로 유명세를 탄 삼진어묵㈜가 부당해고 논란(본보 6월9일자 1면)에 휩싸인 가운데 삼진어묵 판교점 퇴사자들이 한결같이 “착한기업이 아닌 삼진공화국이었다”고 증언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삼진어묵은 직원을 존중하지 않고 소중히 여길줄 모르는 기업”, “그곳에서 근무했던 끔찍했던 시간을 머릿 속에서 지우고 싶다”는 등의 속내를 쏟아내 향후 있을 진실공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당해고를 주장하고 있는 A씨와 지난 2015년 8월 판교점 개장 당시부터 함께 일을 시작했던 B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개장과 동시에 몰려드는 손님들로 화장실에 제대로 갈 시간조차 없이 일했다는 그는 지난해 7월 문자메시지로 명동점 발령을 통보받았다. 명동점이 개장을 앞둔 매장인 탓에 판교점보다 업무가 많았음에도 급여는 오히려 이전보다 10만 원 가량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B씨는 회사에 항의했고 다시 판교점으로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B씨는 수시로 매장 관리역할을 하는 사장 친인척의 지시가 절대적인 회사인데다 직원들을 이간질시키는 조직문화에 염증을 느껴 결국 같은해 9월 스스로 회사를 그만뒀다.

B씨는 “초창기 고생한 오픈 멤버를 짐짝 취급하면서 이리저리 발령을 냈고, 일방적인 부당발령에 사직서를 낸 동료들도 여러 명 봤다”면서 “회사를 다니는 내내 자존감이 떨어져 더는 다닐 수가 없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2016년 12월 입사해 불과 5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5월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C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는 A씨의 해고를 바라보면서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사장 친인척이 스파이를 심어놓고 직원들을 감시하는 분위기가 너무 힘들었고, 더 근무해서 나 자신에게 득이 될 게 전혀 없을 것 같아 퇴사했다”며 “지난 4개월 간의 기억을 지우고만 싶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재입사해 마찬가지로 최근 퇴사한 생산직 직원 D씨 역시 “사장 친인척 편에 서있는 직원들과의 관계가 너무나 힘들었다”면서 “다시 잘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재입사를 했는데 불과 몇달 동안의 매장 근무가 끔찍했고, 지금은 재입사를 한 게 가장 후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진어묵 관계자는 “사장의 친인척이라도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개선하겠다”며 “인사 관리를 제대로 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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