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십시일반’으로 탈핵사회 향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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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고도 경제성장과 에너지 사용증가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정부는 에너지를 마음껏 사용하도록 생산시설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펼쳐왔고, 국민들은 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늘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 동안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확대해온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며, 생산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핵발전소와 석탄발전에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일상적으로 미세먼지 공포속에 살고 지진과 함께 핵폭발 사고의 위험을 걱정하게 되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새 정권에서 탈핵, 석탄발전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핵발전 관련 대학교수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및 탈핵에너지전환으로의 공약이행에 제동을 걸려하고 있다.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안전신화’는 무너졌고, 작년 리히터 규모 진도 5.8의 경주 지진을 통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이런 성명서를 발표하는 저의가 무척 의심스럽다. 98% 공정에 있던 원전공사를 중단시키고 2025년까지 원전제로를 결정한 대만의 경험은 왜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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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十匙一飯)이란 말이 있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는 뜻이다. 서울시민들은 ‘원전하나 줄이기’라는 슬로건 아래 2012년 4월부터 현재까지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활동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확충을 통해 366만TOE(원전 1.8기의 양)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다고 한다. 서울 시민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현재 우리의 에너지문제를 풀어가는 해결책으로 적극 활용되길 바란다.

핵 및 석탄발전소의 추가적인 건설에 앞서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각 마을과 아파트에서 에너지 절약, 효율화 그리고 재생에너지 확대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정부와 각 지자체가 시민들의 ‘십시일반’의 의지가 촉진되도록,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필수적인 탈 원전·석탄정책 추진과 아울러 지역분산형 에너지자립체계를 세우는 다양한 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우선 그 신호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 4명의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약속했던 신고리 5, 6호기 폐기절차를 이행해주길 요청한다.

 

이상명 수원기후변화체험교육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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