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고덕산업단지, 대체전력 확보 절실하다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조성 중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가동이 순조롭지 않다.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라인이어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3월 전체 부지 중 23만8천 평(79만㎡)에 반도체 라인 1기 건설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15조6천억원을 투자했다. 앞으로 10조원 안팎을 더 투자해 라인을 증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반도체 라인 1기 공장은 마무리 단계로 당초 7월 1일 가동하려다 이후로 연기했다.

문제는 예비전력이 확보되지 않아서다. 반도체 공장의 중요한 3가지는 물, 전기, 사람(엔지니어)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품질의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공급망이다. 라인 1기 공장 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도 예비전력이 확보되지 않아 라인 2기 등 추가 건설계획까지 미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10월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85만5천 평(283만㎡) 부지에 4개 라인을 건설, 3D V낸드 플래시메모리 대량 생산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삼성의 고덕산단에는 전체 100조원 이상이 투입되며 이로 인해 41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세계적인 경제불황에 삼성의 100조원 투자는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수십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세워놓고도 예비전력이 확보되지 않아 가동이 어렵다니 황당하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복수의 전력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전 등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7년 삼성 기흥공장 정전사태로 이틀 만에 500억 원 가량 손해가 났던 사례가 있다.

현재 삼성전자 고덕산단이 확보한 전력은 인근 오성복합화력발전소에서 끌어오는 것이 전부다. 한국전력공사와 평택시는 당초 당진과 안성 등에서 전력을 끌어오는 전력수급계획을 세웠으나 차질이 빚어졌다. 한전과 당진시는 북당진변전소 건설 문제로 대법원 소송까지 가며 갈등을 빚었다. 한전이 승소하긴 했으나 아직 착공도 못해 완공되려면 3년은 걸린다. 북당진변전소 완공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그 이전에 인근 발전소 등을 활용한 대체 전력원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기 부양과 일자리는 시급한 사안이다. 새 대통령도 매일 일자리를 얘기한다. 정부 부처가 적극 나서 대체전력 문제부터 해결하길 바란다. 한전과 지자체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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