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 방치된 신석기 유물 ‘에코뮤지엄 만들기’ 엄마들 뭉쳐
체험학습 산교육장으로 변신
“유적지를 재미나고 이야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관련 지식이 없던 엄마들이 모였고, 이제 그 결실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로 8년째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에 소재한 ‘신길 유적지’의 가치를 지켜오는 윤명숙씨(53). 그녀는 2005년 신길동 지역의 택지개발로 모습을 드러낸 선사유적지가 무관심 속에 우범지역으로 방치되자 ‘신길유적지 지킴이’로 자처하고 나섰다.
이곳은 2007년 5월까지 2년 동안 문화재단에서 시굴 및 발굴조사를 통해 선사시대 주거지 24곳과 백제시대 주거지 3기 그리고 토광묘 2기를 발견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다.
이에 윤씨는 2013년 본격적으로 인근에 거주하는 엄마들과 함께 ‘석기마녀’라는 이름으로 유적지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적 가치가 있는 신석기 유적을 전하자’는 기치 아래 관련 교육 활동을 벌였다. 이를 위해 역사 지식이 부족했던 엄마들은 먼저 역사학자 초빙 교육을 받았다.
이후 신길동에 거주하는 초등학생과 역사탐방(역사 체험학습)을 시작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대비해 윤씨 등 역사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8명의 ‘석기마녀’들은 출토된 590여 점의 유물 가운데 아이들이 관심을 둘 만한 유물(모형)을 체험학습 교구로 활용,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마녀들은 신길 역사유적지를 더 활성화 시키기 위해 탄탄한 내용과 이야기가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신길동 지역을 넘어 더 넓은 지역의 아이들이 신길 역사유적지를 찾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윤씨에게는 꿈이 한가지 있다. 신길 역사유적지를 단순한 유적지가 아닌 아이들이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윤씨는 2013년부터 기존의 신길 역사공원을 ‘지붕 없는 박물관, 에코 뮤지엄’으로 만들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품을 팔아왔다.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이를 준비하는 동안 예산확보 및 주변 인식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녀들과 함께 무엇인가 이뤄낸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을 위한 곳이 아닌 참여 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마음은 오늘도 아이들을 위한 역사 학습으로 향하고 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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