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연수시설 갖춘 관광 비즈니스 시작 작년 30만명 찾아… 지역 일자리 창출
금강산호텔 등 근무 역사의 산증인 “정들었던 북측 직원들 그리워요”
“7년간 정들었던 북측 직원들이 지금도 그립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신화를 양평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양평 현대 블룸비스타 이형균 총지배인(56)은 그렇게 말문을 열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난 이후에도 시설관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금강산호텔을 지켰던 그는 자신에게 마음을 열었던 북측 직원들과 이별이 아쉬워, 남은 식자재를 일일이 포장해 감시의 눈을 피해 그들에게 나눠 주었던 일을 회상했다.
이형균씨는 1986년 울산현대호텔에 입사한 이래 31년간 호텔리어로 외길 인생을 살았다. 2004년부터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옥류관 이산가족면회소의 개관 담당으로 있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2008년 이후에도 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장으로 북한에 남아 있다가, 2011년 8월 마지막으로 철수했다.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그는 양평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2013년 양평에 문을 연 블룸비스타의 오픈 멤버이자 총지배인으로서 국내 최초 ‘Hotel & Conference’라는 새로운 개념의 관광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이다. 블룸비스타는 292개의 객실과 모든 종류의 기업 연수와 세미나를 할 수 있는 최첨단 콘퍼런스 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최고의 호텔 겸 연수시설이다. 2016년에만 750개 기업에서 30만 명이 찾았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하고 있다. 전체 150명 직원 중 양평에서 채용한 인원이 120명이다.
“훌륭한 시설과 품격 있는 서비스, 그리고 양평의 빼어난 경관에 반한 연수 손님들이 나중에 가족과 함께 다시 블룸비스타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손님을 겨냥해 지난 1일부터 캐릭터룸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봇’, ‘시크릿쥬쥬’, ‘콩순이’의 애니메이션 속 배경, 캐릭터로 꾸며진 방에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형균씨는 “양평관광의 한 축을 맡으며 이제는 양평의 관광자원에서 빼놓을 수 없다고 자부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양평지역 맛집, 체험농장과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쿠키만들기, 클레이아트 등 지역 영세업체들과 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금강산에 다시 갈 것이냐는 질문에 이형균 총지배인은 매일 아침 삼배를 올리는 불교 신자답게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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