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찾아 달라는 신고를 한 아들은 “아버지가 후두암 4기로 수술을 받아 목소리를 낼 수가 없고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 휴대전화 등 소지품도 없이 나갔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추적 단서가 없고 최근 질병으로 외출하지 않아 이동 동선 파악 또한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의왕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신속하게 아파트 단지 내 CCTV를 확인하고 아버지 A씨(69)의 복장과 이동 동선을 확인한 뒤 의왕시 전역에 설치된 CCTV 확인에 들어갔다.
CCTV에 A씨가 힘겨운 발걸음으로 모락산 등산로로 들어간 것이 확인됐고 등산로 진입부터 3시간 이상이 지난 상황에서 대상자가 산속에서 조난당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 즉각적인 산악수색에 돌입했다. 거동이 불편하고 후두암 수술로 인해 직접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A씨가 조난을 당했다면 생명이 위급할 수도 있는 긴급 상황이었다.
의왕경찰서 타격대와 여청수사팀, 의왕지구대 1팀은 의왕소방서와 함께 수색에 나섰으나 1차 등산로 수색에서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색중대가 파견되고 수색중대와 여청수사팀, 형사 등 전 경찰관과 소방의 2차 합동수색이 즉시 재개됐다.
수색중대가 등산로를 100m 올라가자 수풀 뒤 등산로에서 20m 벗어난 후미진 곳에 A씨가 쓰러져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움직이지 못한 채 바닥에 누워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관과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펜과 종이를 요청, 아들의 이름을 적었다.
A씨의 발견소식을 들은 아들은 등산로를 뛰듯이 올라가 무사한 아버지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들의 즉각적인 신고와 신속한 CCTV 발견, 전 경찰관들과 소방관의 합동수색 및 기동중대의 세밀한 수색이 없었다면 A씨는 차갑고 어두운 산속에서 밤을 보냈을 것이다.
의왕경찰서 관계자는 “보호자의 즉각적인 신고와 경찰, 소방의 신속한 합동 수색으로 구조자를 구할 수 있었다”며 “아무리 작은 목소리라도 우리의 도움을 요청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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