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검증없이 공사허가 내줘
市 “빠른 시일 보수공사 계획”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주민들이 도로 맨홀에서 역류하는 오수로 고통을 호소(본보 6월7일자 7면)하고 있는 가운데, 오수 역류의 원인이 급격한 경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의 부실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구나 시가 관로 신설로 인해 변경될 유속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공사 허가를 내줬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게 됐다.
20일 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하갈동 456의 1 일원 맨홀 일부에서 오수가 역류하는 것과 관련, 오수 역류의 원인이 오수관이 매설된 부분의 급경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 7일부터 해당 지역의 맨홀 오수 역류의 원인 파악에 나서 경사에 따른 최대 유속량 등 기존 오수관의 유속을 새로 계산했다. 그 결과 경희대에서 기흥 레스피아 쪽으로 급경사를 이루는 구간을 역류의 원인으로 파악했다. 경사구간에서 오수의 유속이 빠르게 흐르다 평지에서 급격히 느려지면서 일부 구간에서 역류가 발생하게 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현재는 경희대와 삼성 노블카운티 측이 번갈아가며 오수를 내보낼 수 있도록 임시방편으로 유량을 조절하고 있다.
이처럼 오수 역류의 원인이 급경사로 파악되면서 삼성 노블카운티 측의 관로 신설 공사 허가 과정에서 유속을 제대로 예측하지 않고 허가를 내준 시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가 노블카운티의 관로 신설 공사 허가를 내줄 때 유속량 등에 대한 정확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는 당시 기존 관로에 새롭게 연결된 관로의 물이 합쳐질 경우에 대한 수리검토를 거쳤지만 경사에 따른 유속량 등에 대한 검증은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Y씨(51)는 “공사 전에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서 허가를 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전형적인 부실행정 때문에 애꿎은 인근 주민들만 피해를 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땅 밑으로 매몰돼있는 오수관의 특성상 정확한 유속 측정이 힘들어 당시에는 이 같은 상황을 예상 못했다”면서 “현재 오수관의 관경을 넓히고 추가 라인을 신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보수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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