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건축물이 도시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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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건축시장에 도시형생활주택의 열풍이 휘몰아쳤다.

정부는 1, 2인 독립가구가 늘자 이를 지원하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20가구 이상 150가구 미만의 국민주택 규모의 도시형생활주택을 2009년부터 법제화하였는데, 이는 건축을 시행하는 공급자 측면에서도 큰 매력적인 요인을 지니며, 주차장 및 일부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등 저렴한 건축비로 분양이 가능하다는 사업성 측면의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수요자 측면에서도 본래의 취지대로라면 대중교통으로 생활이 가능한 소규모 독립 가구들이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주택을 마련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기에 적합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전철역 등 대중교통 중심으로 편리한 입지 대신 유흥가 근처를 비롯하여 주거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곳에도 투자비 대비 안전한 사업성 측면에서 건축되었고, 분양을 마친 공급자는 간데없고 협소한 주차장에 자리를 잃은 차들은 길거리로 나와 주차 전쟁을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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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과 마주할 편의공간은 어디에도 없이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이웃과의 관계를 기대할 수 없는 환경에서 박스형으로 지어진 도시형생활주택은 거리의 통경축을 막는 골칫거리로 전락되고 말았다.

 

건축은 사적인 영역과 공공재로의 역할을 동시에 지닌다. 건축물은 거리를 접점으로 하여 서로 연결되며 도시를 형성하고 확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만의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건축물뿐 아니라,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도시라는 커다란 축의 연결된 관계 속에서 건축을 해석한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루는 도시건축은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서 출발되었더라도 우리의 터전인 도시의 중요한 공공재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사적 영역과 공공재로의 의미를 더하여 아름다운 도시의 자존심이 될 수 있는 건축물들을 기대한다.

 

강도윤 (사)인천디자인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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