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기 새천년, 왜 유라시아인가

이선호 문화부장 lshgo@kyeonggi.com
기자페이지

이선호.JPG
신라시대 승녀 혜초는 깨달음을 얻고자 인도까지 걸은 여정을 기록했다. 후에 그가 쓴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유라시아의 모습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역사 기록이 된다. 유라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표현이다. 대륙이 연결된 유럽과 아시아는 먼 옛날부터 경쟁하고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미쳤다. 

그 흔적은 실크로드라는 것으로 명명돼 동서양의 문명 교류의 상징으로 남았다. 세월이 지났고 문명은 더 발전했다. 이제 실크로드를 걷지 않아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실크로드의 의미는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남북이 갈라진 대한민국은 분단 이후 유라시아 대륙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대륙과의 연결고리가 끊겼다. 이 연결고리의 회복은 물론 통일이다. 그러나 통일이 언제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유라시아와의 활발한 교류는 필연이다.

 

여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유라시아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과거 김문수 경기지사 시절 한-중 해저 터널 연결 프로젝트를 중앙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당시 경기도는 이명박 정부에 평택을 출발해 중국으로 해저터널을 연결해 유라시아 교류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그 제안은 말 그대로 제안으로 끝났다. 대통령의 정치적인 결단 없이 막대한 재원과 교외문제 등에 대한 과제를 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유라시아에 관심이 높다. 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 열차 출발역으로 시작해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구상이다. 각각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유라시아와 대한민국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은 공통적인 생각이다.

경기일보도 창간 29주년을 맞아 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함께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가보기로 했다. 그 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국횡단열차(TCR)를 주 루트로 이용한다. 출발은 지난 3일 평택항에서 했다. 

과거 중국과의 주 교역 수단이었던 배를 타고 중국 례원강을 건넜다. 중국횡단열차는 중앙 아시아 카자흐스탄을 거쳐 유럽인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1만4천735㎞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일정동안 열차를 19번 갈아타고 경유하는 나라만 12개국이다. 이번 유라시아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행이 목적이 아니다. 현지를 방문하고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다.

 

경기일보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은 경기 새천년, 대한민국의 미래, 유라시아의 가능성과 과제 등을 보고 기록할 것이다. 내년은 경기도 정명 1천년이 되는 의미 깊은 해이다.

 

단순히 천년의 과거 역사를 복기하는 차원을 넘어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 천년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라시아 대장정 프로젝트를 만들 것이다. 극동으로 불려 왔던 대한민국이 향후 새천년에는 유라시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이번 경기일보 창간 29주년 특별기획 유라시아 대장정 프로젝트는 경기도 새천년 미래 비전 뿐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화두와 과제를 던져주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지금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은 그동안 일반적으로 접하지 못했던 지역을 열차를 통해 탐사하고 있다. 경기일보 유라시아 열차 탐사단이 미지의 루트를 통해 제시하게 될 경기도,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에 대한 화두와 결과가 기대된다.

 

이선호 문화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