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꼭 다시 만나자’… 소원 담은 타임캡슐, 10년만에 깨어나다

양평 정배초 졸업생 등 50여명 한자리
자신이 쓴 편지 읽으며 옛 추억에 흠뻑
정기적인 만남 기약… 캡슐 또 묻기로

▲ 지금은 어엿한 정식 초등학교이지만 , 10년전에는 정배분교였던 당시 재학생들이 타임캡슐 발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당시 선생님과 포즈를 취하고있다.
▲ 지금은 어엿한 정식 초등학교이지만 , 10년전에는 정배분교였던 당시 재학생들이 타임캡슐 발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당시 선생님과 포즈를 취하고있다.
정배초등학교(양평군 양서면)에서 10년 전 묻혔던 타임캡슐이 개봉됐다. 당시 학생과 학부모, 선생까지 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과거 추억을 회상하며 정기적인 만남을 기약했다.

 

지난 15일 이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타입캡슐을 발굴했다. 각 학년 대표들이 삽을 들고 운동장 바닥에서 옹기 항아리를 꺼냈다. 항아리 안에는 당시 전교생과 학부모 등이 넣은 편지와 과자 등이 있었다.

‘10년 후에 꼭 다시 만나자’, ‘가족 같은 정배초 식구들과 인연이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등의 내용이 적힌 편지의 글씨는 10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희미해졌지만, 편지를 읽는 아이와 학부모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에게 추억과 행복을 전달한 타임캡슐은 앞서 2007년 묻혔다. 당시 서종초등학교 정배분교였던 정배초에서는 학부모들이 전교생의 이름을 다 알 정도로 모두가 가족같이 지내기로 유명했다.

 

이에 지금의 친목과 화합을 10년 후에도 유지하자는 바람으로 타임캡슐을 묻기로 했다. 유치원생 9명, 초등학생 47명, 교사 6명 등 학교 내 60여 명과 학부모들은 타임캡슐 속에 물품들을 넣었다.

 

4학년이었던 아이가 대학생이 되고 정배초가 분교에서 정식 초등학교로 승격하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은 현재까지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이 끈끈한 유대감은 10년 전 타임캡슐을 다 같이 열어볼 원동력이 됐다.

 

당시 학생들의 담임이었던 최탁씨는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근무지인 세종시에서 달려왔다”며 “그때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잊을 수 없다. 정배초를 늘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 채민정씨는 “타임캡슐을 묻을 때 10년 후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지만, 정말 다 같이 만날 수 있을지 상상 못했다. 이 자리에서 만난 이들이 정말 반갑다”며 “전교생이 10년 전보다 2배 늘었다고 들었다. 학교가 계속 발전해 이 같은 행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타임캡슐을 발국하기위해 모인 정배초 학부모와 학생들
▲ 타임캡슐을 발국하기위해 모인 정배초 학부모와 학생들
▲ 코찔찔이 정배유치원1학년 효준이가 10년전  타임캡슐에 넣은 편지
▲ 코찔찔이 정배유치원1학년 효준이가 10년전 타임캡슐에 넣은 편지
▲ 10년전 묻은 타임캡슐을 발국하는 날, 정배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 10년전 묻은 타임캡슐을 발국하는 날, 정배초등학교 운동장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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